이의신청 안 된 국어 3번도 외부자문 검토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5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 이의신청이 접수된 51개 문항 모두 ‘이상 없음’ 결론을 내렸다.
평가원은 이날 "수능 당일인 지난 13일 2026학년도 수능 정답(가안)을 발표한 이후 17일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을 접수했다"며 "제기된 이의신청에 대한 면밀한 심사를 거쳐 최종 정답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이의신청은 모두 675건이었다. 문제 및 정답과 관련 없는 의견 개진, 취소,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 대상은 51개 문항 509건이었다. 이의신청 심사는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이의심사실무위원회의 심사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최종 심의로 진행됐다.
문항을 영역별로 보면 공통과목에서는 국어 11건, 수학 5건, 영어 5건이었다. 사회탐구에서는 △생활과윤리 6건 △윤리와 사상 2건 △동아시아사 3건 △세계사 4건 △정치와 법 3건 △사회·문화 5건, 과학탐구에서는 △물리학Ⅰ 2건 △생명과학Ⅰ △생명과학Ⅱ 1건 △지구과학 Ⅱ 1건이었다. 제 2외국어인 프랑스어Ⅰ과 중국어Ⅰ에서도 각각 1건 씩 이의신청이 있었다.
평가원은 이의신청이 다수 접수된 국어 17번과 영어 24번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넣었다.
국어 14~17번은 '2026학년도 수능 대비 EBS 수능 특강 국어 영역 독서'에 제시된 '인격 동일성에 관한 논의'와 연계된 지문 및 문항이다. 이의신청 대상인 17번 문항은 '인격의 동일성'에 대한 다양한 철학자의 관점을 다룬 지문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반응 중 가장 적절한 답지를 찾는 문항이다.
이의신청의 주요 내용은 지문 1문단에 제시된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에 의하면,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은 옳을 수 있으므로, ③의 진술은 적절하지 않아 정답이 없다는 것이었다.
평가원은 "지문에 따르면, '생각하는 나'인 영혼은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에서 '통시적으로 동일한 인격'에 해당한다"며 "지문, 보기, 선지 ③의 '생각하는 나'는 '단일한 주관으로서 지속하는 영혼'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기'의 갑의 입장은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이 보장될 수 없고, 살아 있는 신체도 인격의 구성 요소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갑의 입장은 지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의 핵심인 '영혼'에 대한 내용과 상이하다"고 했다.
평가원은 "지문과 '보기'를 토대로 정답을 ③으로 확정할 수 있으므로, 이 문항과 정답에는 이상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영어 24번은 글을 읽고 글의 내용과 어울리는 제목을 추론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이의신청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선택지 ② 'Cash or Soul? When Culture Couples with Entertainment'가 정답으로 부적절하다는 주장과 선택지 ④ 'New Cultures! The Poisonous Fruit of Culturtainment', 선택지 ⑤ 'Why Balanced Investments Matter in the Entertainment Industry'가 정답으로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평가원은 "본 지문은 culturtainment의 전개 과정에서 상업적 이익에 치우치게 되면 문화가 가진 고유한 특질이 훼손될 수 있어 둘 사이의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라며 "선택지 ②의 "Cash or Soul?"은 상업적 이익과 문화의 고유한 특질, 두 가치가 서로 긴장 관계에 있음을 수사학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지문의 중심 내용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택지 ④는 culturtainment로 인해 부정적 문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쪽에 초점을 두는데, 지문의 핵심인 균형적 접근의 필요성을 담고 있지 못하며 'New Cultures'는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문화가 등장한다는 당위적 사실을 언급한 부차적 정보에 불과하다"며 "선택지 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균형 잡힌 투자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culturtainment 자체에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글의 요지와 다르다" 언급했다.
평가원은 "선택지 ④와 ⑤는 지문의 내용과 부합하는 제목이 아니므로 이 문항의 정답은 ②번으로, 문항 및 정답에는 이상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평가원은 이병민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가 '지문 오류'를 주장한 국어 1~3번, 복수정답 논란이 제기된 국어 3번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자료를 냈다. 이의신청 기간 동안 접수된 문항은 아니지만 추가로 외부 자문을 거쳐 검토한 결과다.
평가원은 "고프의 '단순 관점' 이론은 읽기 능력을 '해독'과 '언어 이해'로 단순화해 제시한다"며 "이때 '언어 이해'는 말이나 글을 이해하는 데 작용하는 인지 능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 이해'는 대체로 '듣기 이해'로 측정되지만, 이를 통해 파악하고자 하는 바는 '언어 이해'라며 "이 지문은 '단순 관점' 이론을 수능 국어 시험의 상황을 고려해 제시한 것으로 지문의 '언어 이해'에 관한 내용은 '단순 관점' 이론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지문을 바탕으로 한 3번 문항의 정답은 ④ 하나다.
정답이 확정됨에 따라 평가원은 수능 채점을 진행한다. 성적 통지일은 다음 달 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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