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S 연기대상'서 생애 첫 대상 트로피 들어 올려

[더팩트|박지윤 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 온 배우 이순재가 우리의 곁을 떠났다. 향년 91세.
25일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이날 새벽에 별세했다. 빈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로 관객들과 만나던 중 건강 악화로 중도 하차하면서 활동을 중단한 지 약 1년 만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모두를 슬픔에 빠지게 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고,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출연한 영화 '햄릿'을 보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정식 데뷔한 그는 1960년 대학교 졸업 후에는 고(故) 허규, 유달훈, 김의경 등의 연극인들과 함께 국내 최초 동인제 극단 '실험극장'을 창단하며 활발한 연극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가 된 이순재는 6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100편 이상의 작품에 출연하며 쉬지 않고 대중과 만났다.
이순재는 시청률 65%를 기록한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아버지' 역을 맡아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고, '허준' '상도' '이산' 등에 출연하며 사극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또한 그는 드라마 '보고 또 보고' '목욕탕집 남자들' '야인시대' '엄마가 뿔났다' '베토벤 바이러스' '마이 프린세스' '공주의 남자' '더킹 투하츠' '마의' '무자식 상팔자' '옷소매 붉은 끝동', 영화 '대가족' '안녕하세요' '덕구' '그대를 사랑합니다', 연극 '리어왕' '장수상회' '아트' '갈매기' '앙리 할아버지와 나'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 그리고 무대까지 종횡무진하며 대체 불가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이순재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감자별 2013QR3' 등에 출연하며 기존에 쌓아온 근엄함을 내려놓고 '야동순재'라는 별명을 얻으며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했고,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 출연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 행보로 많은 귀감을 샀다.
이순재의 연기 열정은 강단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가천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도 역임하며 최근까지도 제자들을 가르쳤다.
뿐만 아니라 그는 1970~80년대에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맡아 후배 양성과 연기자 권익 보호에 앞장섰고, 1992년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이순재는 지난해 10월 종영한 KBS2 '개소리'에서 오랜 세월 섬세한 연기력을 통해 전 국민의 희로애락을 책임진 대한민국 대표 이순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리고 이순재는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품에 안으며 생애 첫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최고령 수상자의 타이틀까지 갈아치우는 유의미한 기록을 함께 써 내려갔다. 당시 그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평생 신세 많이 졌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소감을 전해 먹먹함을 안겼다.
이 외에도 이순재는 제15회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1972년)을, 제1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최우수남우상(1973년)을, 제39회 황금촬영상영화제에서 연기공로상(2019년) 등을 수상했다.
과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정보석의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다"는 글처럼 살아 있는 역사이자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된 연예계의 큰 별이 지면서 추모 물결이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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