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포인트 현금 환산 시 가치 67%…적립 대비 실질 혜택↓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현대카드가 프리미엄 상품에서 강조하는 '연 최대 100만원 교환' 혜택을 두고 실제 가치와 홍보 문구 사이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회비의 6배에 달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상은 고객이 직접 적립한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교환하는 것에 그치기 때문이다. 카드사가 별도로 프로모션 비용을 부담하기 보다는 포인트 활용 방식을 바우처로 과대 포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신용카드 라인업인 '더 그린에디션3'와 '더 핑크에디션2'를 함께 출시했다. 현대카드는 여행·쇼핑 특화 혜택, 높은 적립률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상품 모두 첫해 연회비 15만원을 면제하고, 연간 최대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교환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더 그린에디션3는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금액의 1.5%, 일부 가맹점에서는 5%를 M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이같은 방식으로 10만M포인트를 적립하면 더현대트래블과 프리비아, 국내 주요 호텔과 면세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만원 상품권으로 연간 10회까지 교환할 수 있다. 즉, 고객이 적립한 M포인트를 상품권으로 바꿔 쓰는 방식이다.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론 카드사가 별도로 부담하는 비용이 아니라 고객 포인트의 활용 방식을 바꿔놓은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쇼핑에 특화된 '더 핑크에디션2' 또한 더 그린에디션3와 동일한 방식이다.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 더한섬닷컴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본질은 동일한 포인트 교환이다.
타사 프리미엄 카드와 비교하면 구조 차이가 선명하다. 우리카드는 지난 9월 프리미엄 라인업인 '디 오퍼스 실버'를 출시했다. 여행 특화 상품으로 가입 첫해 12만원, 다음해부터는 13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별도로 지급한다. 크게는 △할인형 바우처 △호텔외식 상품권 △신세계 모바일 상품권 등 세 가지로 분류되며 사용조건을 충족하면 바우처 제공 대상이 된다.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교환하는 것이 아닌 별도로 선물을 지급한다는 면에서 현대카드와 차이를 보인다. 13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외할 경우 실질 연회비는 2~3만원선에 그친다.
지난 4월 새마을금고와 하나카드의 협업을 통해 출시된 'MG+ 블랙 하나카드' 역시 매년 SK모바일 주유권과 배달의민족 상품권, 신계계 상품권 등 1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별도로 선물한다. 이 밖에도 해외여행, 쇼핑, 골프 등 영역에서 10%청구할인을 각각 월 최대 3만원까지 적용한다. 연회비는 더 핑크에디션2보다 3만원 저렴한 12만원이다. 1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받으면 실질 연회비는 2만원에 그치는 셈이다.
신용카드 바우처는 신용카드사에서 지급하는 별도 보상으로 인식되는 만큼 사용자가 적립한 포인트를 경품으로 교환하는 방식은 바우처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밀히 따지면 '별도의 보상'이 아닌 '포인트 활용 방식 확대'에 가깝다는 것이다.
포인트 가치도 문제도 지적된다. 더 그린에디션3와 더 핑크에디션2의 경우 사용금액의 5%를 M포인트로 적립하고 있지만 현대카드 내규상 1.5 M포인트를 1 H-코인(1원)으로 산정해 실질 적립률이 떨어진다. 예컨대 5% 적립이라도 실제 환전 시 체감 적립률은 3.3% 수준이다. 환산 시 적립 금액의 67%만 수령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의 경우 1포인트를 1원으로 환산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과 현금화를 장려하고 있는 만큼 사전에 인식해야 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유사한 연회비와 적립률을 제공하면 현대카드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단종된 우리카드 '디어 쇼퍼'는 현대카드 더 그린에디션3, 더 핑크에디션2와 똑같은 5% 적립률을 적용했다. 그러면서도 1포인트를 1원으로 산정하며, 바우처 교환 과정 없이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바우처는 카드사가 비용을 들여 별도로 제공하는 보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고객이 쌓은 포인트를 상품권처럼 소비하게 하는 방식은 엄밀히 말해 바우처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더 그린에디션3와 더 핑크에디션2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바우처로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품 안내서에 명확히 고지하고 있다"며 "M포인트는 적립 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타사 포인트 제도와 달리 적립 시 발생하는 비용을 현대카드가 전액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H-코인 전환 시 비용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적립 포인트의 실질 가치와 교환 구조를 고려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은 광고 속 숫자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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