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한미약품·리가켐바아이오 등 '주목'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제약·바이오주가 코스닥 주도주로 부상했다. 반도체 등 국내 증시 주도주들이 주춤한 사이 대형 기술 이전 계약 체결 등의 소식에 힘입어 수급이 몰린 영향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66개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는 이달 들어 12.16% 상승하며 전체 34개 KRX 테마지수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RX 300 헬스케어' 지수도 11.34% 올라 2위에 올랐다. 이는 국내 증시를 주도한 테마인 KRX 반도체지수가 0.01%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이비엘바이오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13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17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 기간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80.51% 뛰었다. 시가총액은 지난 10일 기준 5조3747억원에서 지난 17일 9조7020억원까지 불어나며, 코스닥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상승세에는 회사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최대 3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2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맺은 점이 주효했다.
증권가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기도 했다. 교보증권은 기존 12만원에서 19만원으로, 메리츠증권은 12만원에서 18만원 등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목표가를 높여 잡았다. 다올투자증권도 12만원에서 16만원으로, 키움증권도 18만원에서 2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한 추가적 기술이전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 "에이비엘바이오는 K바이오의 대장주이자 뇌혈관장벽(BBB) 관련 글로벌 대장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랩바디-B' 플랫폼을 적용한 파킨슨 치료제 'ABL301'의 임상 1상 종료 후 릴리와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됐다. 임상 데이터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며 "로슈 등 BBB 셔틀 플랫폼 확보에 집중하는 빅파마들과 추가 기술이전 계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만치료제의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한미약품도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국산 비만 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고, 긍정적인 임상 결과 데이터를 공개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임상 결과에 따라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릴리 '마운자로'에 이어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면서 관심 받고 있다. 위해주·이다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가 ADC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주요 이벤트로 'LCB84(TROP2-ADC) 임상 1상 종료와 2상 진입'을 꼽으며 "얀센이 2상 진입 옵션을 행사하면 2억 달러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있어 파이프라인 기술이 전에 준하는 파급력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심이 개선됐으며, 2026년에도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 수출 등으로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연간 기술 수출 규모는 약 1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바이오 섹터의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항암과 비만 등 주요 질환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수요가 늘어나는 중"이라며 "이중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현재의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어 힘을 받았다"고 최근 훈풍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에이비엘바이오가 일라이릴리와 지분 투자 계약까지 맺은 것은 전례가 없던 일로 이로 인해 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좋아졌고 연말과 2026년에도 긍정적 소재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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