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대각선횡단보도 설치 후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자 서울 전역으로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시는 한국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와 함께 2012년부터 2023년까지 설치된 대각선횡단보도 217곳을 분석한 결과, 설치 이후 교통사고가 평균 18.4% 감소했다고 18일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전체 사고는 377건에서 308건으로 줄었으며, 보행자 사고 역시 크게 감소했다. 차량이 보행자를 충격한 '보행자보호의무위반' 사고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차 대 사람 사고는 27.3%, 횡단 중 사고는 25.8% 감소했다.
특히 우회전·좌회전 중 발생하던 보행자 사고는 각각 35.3%, 44.8% 줄어, 모든 방향의 보행신호가 동시에 켜지는 대각선횡단보도의 안전효과가 확인됐다.
대각선횡단보도 설치로 보행자 이동 편의도 향상됐다. 기존에는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하려면 두 번 건너야 했지만, 설치 이후에는 한 번에 건널 수 있게 되면서 평균 이동거리가 5.6m 단축됐다.
일각에서 제기된 차량 정체 우려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신호 운영 최적화와 도로 기하구조 개선 등을 병행한 결과 평균 통행속도는 8.8%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다만 대각선 길이가 길어질수록 통행속도 저하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돼, 시는 설치 단계에서 길이 30m 이내 권고 기준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올해 송파초교 일대, 당산동아아파트 교차로, 광진교남단사거리 등 3곳에 설치를 완료했고, 이달 말까지 은평구 제각말아파트 교차로와 중랑구 상봉역 인근 등 2곳이 추가로 준공된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나 이미 동시 보행신호 체계로 운영 중인 교차로를 중심으로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대각선횡단보도는 단순한 새로운 교통체계 도입이나 시설 개선을 넘어 '보행자가 주인'이 되는 교통 문화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민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보행자 중심 교통체계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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