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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고, 잘 풀고, 잘 보세요"…수능 응원 격려 물결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55만여명 응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55만4174명으로, 전년보다 3만1504명(6.0%) 증가했다. 사진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교문 앞에서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는 모습./이새롬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55만4174명으로, 전년보다 3만1504명(6.0%) 증가했다. 사진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교문 앞에서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는 모습./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사건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3일 오전 시험장 곳곳에서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응원전이 펼쳐졌다. 체감온도 6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시험장 주변은 응원의 열기로 뜨거웠다. 긴장한 표정의 수험생들은 이른 새벽부터 부모와 후배들의 격려를 받으며 각오를 다졌다.

◆ "평소처럼만"…수험생들 이른 새벽부터 시험장으로

이날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1시험장이 마련된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는 해가 뜨기 전부터 수험생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전 7시가 가까워지자 후드티, 경량패딩, 숏패딩 등 겹겹이 입은 수험생들은 도시락 가방을 들고 교문으로 향했다. 교문 앞에서 가방을 내려두고 수험표를 꺼내 확인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건우(18) 군은 "마음을 비우고 왔다. 어제 잠도 일찍 자고 편안하게 왔다"면서 "내일은 바로 여행을 예약해 놔서 시험 마치면 놀러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 제13지구 제20시험장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와 제18지구 제21시험장이 마련된 서초구 반포고에도 오전 7시를 전후해 수험생들을 태운 차량이 잇따라 도착했다. 차량 문이 열리자마자 가방을 멘 수험생들은 빠르게 내려 교문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수험생의 발걸음은 분주했고,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은지(18) 양은 "평소처럼만 보고 오면 좋겠다. 제일 자신 있는 과목은 수학"이라며 "수능이 끝나면 그동안 못했던 취미생활을 하고 드라마를 몰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18) 군도 "잘 봐도 못 봐도 괜찮다. 긴장만 안 하고 제 실력만 냈으면 좋겠다"며 "끝나면 마음껏 먹고 싶다"고 웃음을 보였다.

학부모들도 이날 시험장에 나와 아이들을 격려했다. 이들은 도시락 가방을 건네며 연신 어깨를 두드리며 다독이거나 손을 흔들며 "파이팅"을 외쳤다. 잔뜩 긴장한 채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김도연(54) 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된장찌개, 제육볶음, 소세지볶음 등 아이가 평소 먹던 반찬을 똑같이 싸서 보냈다"며 "긴장을 별로 안 한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한데, 그간 열심히 한대로 시험 잘 보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동일(55) 씨는 "37년 전 제가 시험장 들어가던 날이 겹쳐져 울컥했다"며 "아이가 아무도 모르게 쌓아온 시간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미영(57) 씨는 "제가 더 긴장했다"며 "소화 잘 되라고 날치알 주먹밥을 싸줬다"고 했다.

◆ 부모, 교사, 후배에 외국인까지…열띤 응원전

곳곳에는 제자들을 격려하러 나온 교사들, 선배들을 응원하러 나온 후배들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교사들은 준비해온 간식을 건네며 제자들을 다독였고, 후배들은 저마다 응원 피켓을 들고 "수능 대박"을 외쳤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교문 앞에서 어머니의 응원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교문 앞에서 어머니의 응원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반포고 앞에 나온 서일중학교 학생들은 직접 꾸민 스케치북을 들었다. 스케치북에는 "잘 찍고(포크) 잘 풀고(티슈) 잘 보세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새벽 6시30분에 집을 나섰다"며 "고3 선배들이 얼마나 떨릴지 알 것 같다.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여고 앞에서도 후배들의 응원이 펼쳐졌다. 이들은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선배들을 향해 "언니, 수학은 무조건 이겨요"라고 외쳤다. 연신 '인서울 가자', '수능 대박'이라고 적힌 손팻말도 흔들었다.

반포고 앞에 응원나온 중동고 김남규(16) 군은 "선배들이 떨지 말고 본인의 실력을 발휘해 원하는 학과에 입학했으면 좋겠다"며 "2년 뒤면 제 일이 된다니 기분이 이상하다"고 전했다.

경복고 앞에서 만난 한 고교 교사 조준우 씨는 "(제자 중에) 운동하던 친구들이 많아서 인문계나 일반 학교에 비해 시간이 부족했는데, 그 외중에 준비해서 시험 보는 제자들이 대견하다"며 "최선을 다해서 시험문제 잘 보고 잘 풀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복고 앞에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응원도 눈길을 끌었다. '초코바 먹고 힘내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온 이들은 준비해온 초콜릿을 수험생들에게 하나씩 건네며 "굿럭", "파이팅"을 번갈아 외쳤다.

이들은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싶어서 나왔다. 수능이 하나의 ‘전통’처럼 느껴져 꼭 보고 싶었다"며 "한국 학생들이 큰 압박을 받는다고 해서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시험장 인근에서는 수능 장사를 위해 나온 상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횡단보도 근처에서 한 상인은 "시계 준비 안 했으면 여기 있어요. 시험용 아날로그 시계예요"라며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연신 말을 걸었다.

이날 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총 55만4174명이 응시했고, 이는 전년 대비 3만1504명(6.0%) 증가한 규모다.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의 최대 응시자 수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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