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숨어 있는 동안 뚜안과 친구 대화한 카톡 메시지 공개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대구 출입국관리사무소의 강제 단속을 피하려다 사망한 베트남 여성 노동자 고 뚜안(25)의 사망사건 대응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7일 "출입국사무소는 뚜안 씨 사망과 관련한 공식 사과나 대책 마련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일 대구출입국사무소 소장과 면담을 했으나 책임 회피만 확인한 채 끝났다"면서 "이 자리에서 소장은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만 했을 뿐 사고 경위, 단속 과정의 문제점,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번 사망사건은 단속 현장에서 발생한 개인적 사고가 아니라 폭력적 강제단속이 만들어낸 구조적 참사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뚜안 사망사고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단속 중단 △진상조사 완료전까지 강제단속 전면 중단 △강제추방 중심의 정책 폐기 및 인권 중심의 이주정책 전환 등을 요구했다.
뚜안은 지난달 28일 달서구 성서공단 한 업체에 일하다가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 경찰의 단속을 피해 3시간 넘게 공장 내 좁은 공간에 숨어 있다 3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대책위는 "당시 단속반이 공장을 샅샅이 뒤져 이주노동자들을 수갑에 채워 버스로 실어나르는 등 공포에 떨게 했으며 다음 날 이주노동자 19명을 출국시켰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입장문에서 "그날 오후 3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색했고 이후 각종 서류확인 문제로 현장에 있었을 뿐"이라면서 "대전 전산 시스템 화재로 신원 확인이 지연됐고 파견 업체에 대한 고용확인서 확인에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대책위는 뚜안이 3시간여 동안 공장 내 좁은 공간에 숨어 단속을 피하는 동안 같은 공장에 일하는 친구 티와 카톡을 나눈 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뚜안과 친구가 대화한 메시지를 시간대별로 발췌한 내용.
-15:26 (뚜안) 나는 숨어 있다, 무섭다 ㅜㅜ
-15:28 지금 8명이 잡혔다고 해
-15:39 조금 전에 내가 있는 곳으로 출입국이 왔어. 지금도 계속 있는지 모르겠어
-15:40 출입국이 들어와서 소리치고 있어, 너무 무섭다
-15:43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게
-16:34 아직 안 갔다
-16:35 무섭다
-16:39 조용해서 다 간줄 알았는데 아직 안갔어, 언제까지 할지...
-16:41 너무하다. 열 몇 명 잡혔는거 같다
-16:51 (친구) 계속 숨어 있어, 밖에 출입국 차가 2대 더 왔다. 힘내.
-16:53 다 끝난줄 알았다. 평생 잊지 못하겠다
-16:53 (친구) 조용하면 알려줄게
-16:55 가면 알려줘
-17:00 아직 사람들이 버스 탑승하지 않았다
-17:19 (친구) 이주노동자 40명 잡았는데 아직 단속 중, 단속차 3대 아직 철수 하지 않았다
-17:20 죽겠다. 어떻게 ㅠㅠ
-17:21 아직 찾고 있으니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17:22 40명 잡았는데도 단속을 중단하지 않는다
-18:07 (친구) 아직 안 끝났어
-18:07 알았어 나는 아직 숨어 있어
-18:26 (친구) 출입국이 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해. 명단 가지고 아직 못 찾은 사람 찾고 있어
-18:27 응
-18:27 (친구) 힘내, 조금만 기다려
-18:38 (친구) 어디야? 다 갔어 너 어디야?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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