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재건축 등에 매각 자금 활용하려던 계획도 차질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공들여 국내에 들여온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매물로 나온지 약 4개월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성과 없이 표류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7월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파이브가이즈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국내 8개 매장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매물인 만큼 매각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으나 넉달이 지난 11월 현재까지 파이브가이즈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곳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파이브가이즈 매각 자금으로 서울 명품관 재건축, 신사업 투자 등에 나서려던 한화갤러리아의 계획도 늦어지고 있다.
매물로 나온 파이브가이즈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2024년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설립 첫 해인 지난 2023년 13억원의 영업손실에서 1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대에 8개 매장을 운영 중인 파이브가이즈는 개점 효과도 여전하다. 용산 아이파크몰에 들어선 8호점은 오픈 첫 달 글로벌 1900여개 매장 중 매출 5위권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달에는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점 오픈도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파이브가이즈의 실적 자체보다 구조적 문제가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중 하나가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의 9.2%에 달하는 약 43억원을 지급수수료로 지출했다. 반면 맥도날드 등 해외 프랜차이즈 로열티는 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브가이즈와 비교하면 약 절반 수준인 것.
또한 최근 M&A 시장에서 식음료(F&B) 매물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매각에 영향을 주고 있다. 파이브가이즈 뿐만 아니라 현재 KFC코리아, 버거킹코리아, 한국피자헛 등 굵직한 브랜드들도 수년째 매각 시장에서 표류 중이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로 외식 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관련 매물들의 수요가 예전 대비 떨어진 탓이다.
지지부진한 파이브가이즈 매각 속도로 인해 한화갤러이아의 자금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상반기 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188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로 인해 현재 누적 결손금은 571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곧 매각할 파이브가이즈에 대한 자금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매장을 계속해서 확대 중인 파이브가이즈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에 참여해 70억원을 출자했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 당시 한화는 "5년 내 15개 이상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미국 본사와의 의무 출점 계약 조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파이브가이즈 매각이 늦어질수록 매장 추가 오픈 등에 투입될 자금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본업인 백화점 경쟁력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신사업으로 키우려던 파이브가이즈 매각까지 난항을 겪고 있는 한화갤러리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 매각은 검토 및 추진 단계로 향후 방향성이 확정된 바는 없다"며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회사와 주주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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