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이재명 정부를 향해 국민연금을 대미(對美)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생각을 버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해 매년 200억 달러라는 막대한 금액을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정부에 묻고 또 묻지만, 정부는 답변을 피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의 노후를 지키고 있는 국민연금을 설마 빼서 쓰지는 않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에너지 구매와 기업 투자 외 총 3500억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했고 이중 현금 투자는 연간 최대 20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 규모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김용범 정책실장은 대미 투자 재원에 대해 해외 자산 운용 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므로 국내 외환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근데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의 현금성 외환 자산 운용 수익을 살펴보니 3개 기관을 모두 다 합쳐도 대미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간 운용 수익은 약 95억 달러로 100달러가 채 안 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은행의 경우 외환자산의 운용수익 중 의무 적립금 70%를 제외하면 64억 달러 수준밖에 안 되고, 수출입은행은 28억 달러, 산업은행은 2억 달러로 도합 95억 달러"라면서 "한국은행의 의무 적립금을 포함해도 123억 달러 정도가 한계다. 이 액수조차도 가용자원을 모두 영끌해서 쓴다는 가정 아래 이론적으로 가능한 수치"라고 언급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를 매년 집행하게 되면 환율은 지금보다 더 오를 수밖에 없고, 환투기 세력 작전이나 만일의 경우 있을 수 있는 외환위기의 가능성 대응하기 위한 역량은 매우 부족한 형편"이라면서 "결과적으로 모든 문제의 원죄는 이재명 대통령이 외환보유고나 재정 여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3500억 달러 투자를 졸속 합의한 데 있다"고 했다.
그는 "한덕수,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 등에게 관세협상을 다음 정권에게 넘기라고 강압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큰 원인 제공자"라면서 "그 결과 이제 국민의 혈세와 노후자금이 외화로 유출될 위험에 놓이게 됐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그는 이 대통령을 향해 "대미 투자 재원 조달의 구체적 방안과 협상의 전말을 국민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길 바란다"며 "천문학적 규모의 외화가 해외로 유출되는 사안은 국민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당연히 헌법 제60조에 따라 국회 비준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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