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과 선 긋기…'중도 확장' 승부수 띄운 이준석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최근 잇따라 아스팔트 보수 세력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 전략이라는 해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평가하며 "이번 협상을 계기로 보수 진영에서 계속되는 근거 없는 주장들이 정리돼야 한다"며 "성조기와 이스라엘기를 흔드는 방식으로 외교를 풀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집회를 이어가는 아스팔트 보수 진영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경계하는 아스팔트 보수 진영의 주요 프레임 중 하나는 '부정선거론'이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아스팔트 보수 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주장으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이를 공개 지지해 왔다. 이들은 '트럼프-윤석열 구출론', '모스탄 음모론', '미국 부정선거 개입설' 등 근거 없는 다양한 주장들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월에도 황 전 총리의 부정선거 주장을 두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내란 특검이 황 전 대표를 압수수색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사 방식에 대한 의문을 표하면서도, 황 대표의 부정선거 주장은 여전히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일축했다.
이 대표는 부정선거를 믿는 이들의 주장을 꼬집으며 "멀쩡한 표를 조작해야 부정선거가 성립하는데, 자꾸 결함이 있는 표를 찾으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노선은 아스팔트 보수 진영의 음모론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층을 흡수하는 동시에,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보수연합론에 선을 긋는 신호로도 읽힌다.
야권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전략적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이 대표는 연대의 전제 조건으로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이 공개되며 논란을 빚은 만큼, 현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연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관세협상 관련 발언에서도 이 대표는 국민의힘보다 훨씬 더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다"며 "(보수정당의) 바운더리는 협소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일부를 흡수해야 한다. 중도까지 외연을 넓히는 전략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윤 전 대통령과 연이 이어져 있는 정당과 연대하는 것은 이 대표에게 큰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친윤 세력과의 선이 끊기지 않는 한, 연대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