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김건희 텔레그램 'V 걱정하신다'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서버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법정에서 직접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측이 증인신문 도중 "김건희"라고 부르자 "뒤에 여사를 붙이라"라며 발끈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에는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차장은 경호처 내 강경파로 분류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김 전 차장에게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따르지 않자 직원들을 질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증인신문에서는 김 전 차장과 김건희 여사와의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텔레그램에서 김 여사가 'V(윤 전 대통령)가 영장 집행 들어오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하자 김 전 처장은 '걱정하지 말라. 압수영장이나 체포영장 다 막겠다'고 답했다.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압수수색에 대해 피고인(윤 전 대통령)이 우려한다는 취지의 말을 당시 영부인이던 김건희가 텔레그램으로 말하는 내용"이라며 "그 당시 압수수색을 저지하려는 증인의 인식을 입증하기 위해 (텔레그램 내용을) 제시하고 신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직접 의견을 내겠다며 "제 아내가 궁금하고 걱정돼서 문자를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검찰에 26년 있으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수없이 받아봤다"라며 "수사기관에서 국군통수권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막 들어와서 압수수색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 역사에 없는 일이다. 제가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측의 김 여사 호칭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아무리 그만두고 나왔다고 해도 '김건희'가 뭡니까. 뒤에 '여사'를 붙이든지 해야지"라며 "경호처 차장은 2년 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산책 갈 때도 연락해서 오라고 하고, 제가 관저에 혼자 있으면 점심 먹으러 오라고도 하는 관계이니 바로 전화하는 것이고 야단도 칠 수 있는 거지 이걸 놓고(문제제기하나)"라며 날을 세웠다.
김 전 차장은 메시지를 주고받은 상황을 두고 "당시 영부인이 걱정되니 진행 상황이나 (집행) 가능 여부를 물어본 것"이라며 "당장 걱정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 차원에서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오전 종료 직전 재차 "오랜 검사 생활에서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는데 한 번도 집행한 적 없고 그게 경호 매뉴얼"이라며 "경호처가 규정을 어기고 마음대로 하는 건 없다. 계속 이런 의미 없는 질문을 하는데 혹시나 해서 재판장께 말씀드린다"라고 발언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피고인이 절차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지만 증인신문 과정이니 피고인의 주장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도 적극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해 (대통령) 경호처장에게 비화폰을 받을 때, 비화폰은 서버가 경호처에 있어서 외부에 반출될 일이 없고 기밀이라고 들었다"라며 "통화 내역 관리도 정권이 바뀔 때 전부 삭제하고 다음 정권에 넘겨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화폰 통화 내역이) 이틀 만에 삭제되는 것도 아니고 실제 통화 내역도 남아 있었다"라며 "경호 목적으로 상당 기간 (통화 내역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삭제 이런 것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 전 차장도 증인신문에서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를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방해한 혐의, 대통령 경호처에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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