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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의 '백미' 核추진잠수함 성과와 과제 [이우탁의 인사이트]
‘경제와 안보’ 축으로 본 한미정상회담
관세협상·3500억달러 투자방식 조율 '눈길'
핵잠 추진 ’10년 대계' 전략적 외교 필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경제와 안보라는 축에서 볼 때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긴 외교 이벤트로 평가할 수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는 장면./APEC 2025 KOREA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경제와 안보라는 축에서 볼 때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긴 외교 이벤트로 평가할 수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는 장면./APEC 2025 KOREA

[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29일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경제와 안보라는 축에서 볼 때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긴 외교 이벤트로 평가할 수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 관세협상이 매듭지어진 것과 함께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측 대미 투자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한국 경제에 부담을 주던 ’불확실성 리스크‘를 일단 해소했고, 외환시장에서 불안 요인을 줄일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다만 합의 내용을 두고 양국 정부의 설명이 다른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공식 합의 문서 도출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관세협상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냉정한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상호주의 외교‘를 바탕으로 한 점과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있어 연간 200억 달러로 상한을 설정한 투자 방식과 조선업 협력 등은 긍정적인 내용으로 보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일본과 미국이 합의한 5500억 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우리는 일본과 달리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고 강조한 이유다. 이번 협상 타결로 미국은 일반 한국 제품 상호관계는 15%로 유지하고 자동차 부품에 부과되던 25% 관세율을 15%로 낮춘다.

안보 분야로 눈을 돌려보면 짚어볼 대목이 꽤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중·러 3각 연대‘를 겨냥한 포괄적 전략이 부재한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하지만 사용후 핵(核)연료 재처리 권한 요청과 핵잠수함 확보 논의는 중요한 함의가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전격적으로 밝혀 외교가를 놀라게 했다.

전날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 지 하루만에 ‘오케이 사인’을 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그에 근거해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덜 민첩한 디젤 잠수함 대신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고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승인에 따라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실현될 경우 한국의 숙원사업이 현실화되는 의미가 있다.

한국은 미국과의 원자력협정으로 인해 농축우라늄을 군사적 용도로 생산하거나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기술조건을 갖췄지만 원자력 협정으로 인해 미국의 동의 없이는 잠수함 건조를 할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 제한을 풀 경우 예외적인 군사적 이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할 경우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동시에 자주국방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 한국의 국방력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북한으로 대표되는 군사 위협을 한국과 함께 대응하는 셈이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침체한 미국 조선 사업을 살리기 위해 한국의 협력을 끌어들이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필리조선소는 한화그룹이 인수한 곳으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상징으로 불린다.

핵추진잠수함 문제는 당연히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일정 등을 감안해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부 기류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의 승인’이 있더라도 핵잠수함 건조를 위해서는 핵 비확산을 중시하는 미 국무부와 국제사회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렇게 보면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10년 대계’의 시각에서 조선 인프라와 생산 능력, 원자력 협정 개정과 핵연료 공급협의, 국제비확산 체제의 극복 등 전략적인 외교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경제와 안보라는 축에서 볼 때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긴 외교 이벤트로 평가할 수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는 장면./APEC 2025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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