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코스피 4000은 비정상의 정상화"
[더팩트|서울 중구=김민지 기자] "코스피 5000도 불가능하지 않다 생각합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수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다음 날, 증권가는 예상외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오천피'(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묵묵히 제 할 일에 몰두하는 분위기였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코스피 4000 돌파'의 환호성이 가득했던 이곳은 흥분을 뒤로한 채 평소의 차분한 모습을 되찾았다. 전광판에 시시각각 오르내리는 지수가 4000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지만, 환호도 탄식도 들리지 않았다. 직원들은 오전 트레이딩 주문 처리에 집중하며 차분히 모니터를 응시할 뿐이었다.
개별 딜러들은 자리마다 놓인 8개의 모니터를 번갈아 확인하며 서로 짧은 대화를 나누거나, 생각대로 되지 않는 흐름에 잠시 머리를 감싸 쥐기도 했다. 전날의 들뜬 분위기 대신, 시장의 변동성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아직까지는 (상승) 추세를 크게 이탈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두려움은 없습니다."
현장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하나은행 증권운용부 A 씨는 '코스피 4000 돌파'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하며 타 글로벌 지수 대비 저평가 받는 게 익숙한 시장이었다"며 "코스피 4000은 비정상의 정상화라 생각하며, 5000까지 넘볼 수 있는 변화의 초입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초 돌파했을 때의 딜링룸 분위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A 씨는 "올해 코스피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4000을 돌파할 줄은 몰랐다"며 "저평가받던 국내 증시에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것 같아 기뻤고 다들 놀랐다"고 전했다.
이번 4000피 랠리에는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그는 평가했다. A 씨는 "신정부가 증시 활성화 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돌아왔다"며 정책의 방향성이 시장의 기대감으로 이어진 결과로 봤다.

최근의 급등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버블' 우려도 제기되지만, 그는 중장기적 낙관론을 유지했다.
A 씨는 "코스피는 연간 70% 가까운 상승을 하며 놀랄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며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AI 산업 확산에 따른 반도체 이익 성장, 조선·방산·원전 등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화장품과 라면 같은 소비재의 글로벌 확장까지 감안하면 상승의 동력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정부의 확고한 증시 부양 의지를 고려한다면 코스피 5000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4~5층에 연 '하나 인피니티 서울'은 총 2천96㎡(약 634평)의 규모로, 126석의 공간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이다.
alswl5792@t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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