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모든 꿈 이뤘다
"TV서만 보던 세계적 무대에 서게 돼 감격"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이정환(34·우리금융그룹)이 국내에서 열린 DP월드투어에서 사상 처음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정환은 26일 천안 우정힐스CC에서 끝난 제네시스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를 8개나 잡아내는 괴력으로 7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대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환은 새로운 역사 창조와 함께 68만달러(약9억8천만원)의 상금, DP월드투어 2년 시드와 함께 올시즌 DP월드투어 플레이오프 출전권까지 받는 겹경사를 누렸다. DP월드투어 플레이오프에서 10위 이내 들면 PGA투어 직행도 가능하다.
그간 국내에서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가 열린 것은 모두 8차례. 2008년부터 6년간 발렌타인챔피언십이 열린 바 있고 이후 한 동안 열리지 않다가 2023년 ‘코리아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제네시스’에 이어 지난해부터 제네시스챔피언십이 KPGA투어와 DP월드투어와의 공동 주관으로 전환돼 올해에 이르고 있다. 발렌타인챔피언십과 코리아챔피언십까지 7차례의 대회에서는 모두 DP월드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처음으로 안병훈이 챔피언에 오른 바 있으나 안병훈은 주 무대가 PGA투어인 선수다. 따라서 이번 이정환의 우승은 KPGA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 대회에서 KPGA 소속의 순수 국내파 선수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되게 됐다.

이정환과 안병훈 이전 DP월드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로는 2016년 하산2세트로피와 모리셔스오픈 그리고 2017년 커머셜뱅크 카타르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왕정훈을 비롯, 최경주 양용은 노승열 정연진 이수민 등이 있다.
이정환은 1m88의 당당한 피지컬을 갖춘 대형 선수로 2010년에 투어에 데뷔, 2017년 카이도 골든V1오픈과 이듬해 골프존 DYB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바 있으며 이번 우승이 KPGA투어 3승째다. 이정환은 2023년 3회, 2024년 1회, 그리고 올해 2회 등 그간 준우승만 6차례 기록하면서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으나 이번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 한방으로 모든 아쉬움을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는 PGA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코리안 3인방’ 김시우, 안병훈, 임성재가 나란히 출전했고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 호주의 아담 스콧 등 마스터스 우승 경험자들, 그리고 DP월드투어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막강 필드였지만 결국 이정환이 챔피언 자켓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3라운드까지 합계 4언더파를 기록,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이정환은 2번홀에서 보기까지 범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3번홀부터 5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부상했고 후반 들어서도 안정감 있는 플레이와 함께 10, 14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홀로 여겨지고 있는 16, 17번홀을 무난히 파로 넘겨 우승의 가능성을 높인 뒤 파5의 18홀에서 버디를 장식, 결과적으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이정환은 우승 직후 TV인터뷰에서 "맨날 TV로만 지켜 보던 그런 코스에서, TV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꿈만 같다"며 감격해 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던 산초 엘비라(스페인)는 끝까지 이정환을 추격했으나 막판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기가 꺾인 뒤 18번홀에서도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주저 앉아 잉글랜드의 로리 캔터와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엘비라는 왕정훈이 유러피언투어 첫 승을 올린 하산2세트로피에서도 연장전에서 패한 바 있어 한국 선수와의 악연을 다시 한번 이어 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이정환의 우승 외에도 최승빈과 송민혁이 6언더파 278타로 공동 7위에 오르는 등 3명이 톱10을 기록,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최승빈은 대회 특전에 따라 내년도 DP월드투어 스코티시 제네시스오픈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다. 최승빈과 송민혁은 공동 순위를 기록했으나 이럴 경우 제네시스 포인트 합계에서 앞선 선수에게 부여한다는 규정에 의거, 최승빈이 영예를 안았다.
이 밖에 김시우는 4언더파 280타로 공동 21위, 임성재는 1언더파 283타로 공동 42위에 랭크됐으며 모두 36명이 출전했던 한국은 21명이 예선을 통과하는 준수한 성적을 남긴 채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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