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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치닫는 국감, '막말·무리수' 난무…유종의 미 '절실’
여야, 국감서 정부 감시·민생보다 정쟁 매몰
강성 지지층 의식 정치에 국감장 '오염' 지적


2025년도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건설적 점검과 민생 논의보다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무리수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합성한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배정한 기자
2025년도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건설적 점검과 민생 논의보다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무리수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합성한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2025년도 국정감사(국감)가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를 향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건설적 점검과 민생 논의보다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무리수만 부각되고 있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 풍토가 국정감사장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남은 국감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감 업무를 처음 경험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소속의 한 보좌진은 24일 <더팩트>에 "여야 정쟁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국민 삶에 보탬이 되는 민생 주제보다 정치적 이슈들이 국감 중심에 자리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주 동안 국감을 지배한 이슈는 정부 정책이나 민생 관련 논의가 아닌 대개 의원들의 고성과 막말, 무리수에서 비롯됐다. 국감 첫날인 지난 13일부터 문제의 장면이 여럿 연출됐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합성한 사진을 들며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조 대법원장을 조롱했다.

다음 날에는 마찬가지로 법사위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반말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조용히 해"라고 소리치자 신 의원은 "왜 반말을 자꾸 하세요"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신 의원이 존칭을 사용할 것을 박 의원에게 거듭 요구하자, 박 의원은 "나는 옛날부터 너한테 말 내렸어"라고 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의 딸 결혼과 관련해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의 딸 결혼과 관련해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도 다수 나왔다. 지난 15일 김우영 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폭언 문자·멱살' 진실 공방을 벌였고, 여파가 다음날까지 이어지며 국감이 파행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날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민희 과방위원장 자녀의 국감 기간 결혼식과 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를 강하게 문제 삼으며 과방위 국감장이 '최민희 청문회장'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국감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국감인 만큼, 고강도 충돌은 필연적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국감이 이재명 정부는 물론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일들도 다뤄야 하는 터라 서로를 향한 여야의 고강도 공세는 예견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을 넘은 막말과 무리수들이 터져 나오는 데에는 각자의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쇼'가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에 "상대를 향한 조롱과 막말이 카메라에 담기면 유튜브를 통해 퍼지고, 강성 지지층들은 그 의원을 지지하게 된다"며 "소위 '유튜브 정치'를 하는 분들에게는 사실이고 뭐고 필요 없어진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조요토미 희대요시' 논란을 일으킨 최혁진 의원은 불과 4개월여 만에 연 1억 5000만 원 후원금을 조기 마감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부터라도 건설적 국감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부분 국감 일정 다음 주면 마무리되지만,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가인권위원회 등 굵직한 기관들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11월 초 예정돼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데, 여야가 해당 국감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xo9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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