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지키되 유연한 연대 열어두는 개혁신당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최근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미묘한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극우 세력과는 선을 긋는 반면, 이재명 정부 비판에는 국민의힘과 보조를 맞추며 야당으로서 공동 전선을 펼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추후 선거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최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국정감사 출석 회피 논란이 불거진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국민의힘과 유사한 야당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에 이재명 대통령과 김 실장이 지난 2004년 성남시의회 본회의장에 난입할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미애·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가세하면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협공' 전선이 형성됐다.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태와 관련해서도 최근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구출 외교’를 자처하며 귀국 조치를 알린 것을 두고도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일부 정치인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기 홍보를 위해 범죄혐의자들을 구출한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피해자 행세하며 돌아온 가해자들이 정의의 심판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런 움직임은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이 여당에 등을 돌린 지지층과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혁신당은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을 하나하나 반박하며, 중도 보수층의 불만을 자극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두 당의 야당으로서의 협력은 일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여전히 윤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윤 세력이 주도하는 반면, 이 대표는 줄곧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보수 지지층의 경우, 결국 개혁신당으로 흐를 수 없다는 이유도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에 대해 "심각한 오판"이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개혁신당은 아스팔트 보수 진영이 강조하는 '부정선거론'이나 '중국인 무비자 입국' 등에 대해서도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반중 발언과 관련해 "누수가 적다 하더라도 누수가 있으면 안 된다 이런 정도의 입장은 할 수가 있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아니라 너무 구호화해 버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한 국민의힘과는 연대가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왔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보수진영을 괴멸시킨 것에 대한 책임과 과오를 인정하지 못하는 세력과는 가까이하기 어렵다"고 재차 말했다. 사실상 현 지도부가 이끄는 국민의힘과는 연대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가까운 듯 멀고, 멀지만 끊어진 것은 아닌 양당의 관계 설정은 추후 선거에서의 협력을 앞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혁신당이 '범보수'와 '개혁보수'라는 양축 사이에서 정체성을 선명히 하면서도, 필요시 협력 가능성은 열어두는 유연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총선 때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바뀌면 범야권 연대 또는 보수 대연대라는 이름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의 관계는 가까이해도 문제고 가까이 안 해도 문제인 상황"이라면서 "국민의힘과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ongouss@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