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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김건희특검 연달아 악재…인력재편 등 돌파구 찾기
양평·코바나 등 핵심 의혹 여전히 산적
공무원 사망·파견 검사 복귀 해결 과제
최대 수사 기간 12월까지…결속력 관건


3대 특검 중 가장 방대한 수사 범위를 가진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잔여 수사를 앞두고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24일 오후에 열렸다. 김 여사가 법정에 입정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2025. 9. 24. 사진공동취재단
3대 특검 중 가장 방대한 수사 범위를 가진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잔여 수사를 앞두고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24일 오후에 열렸다. 김 여사가 법정에 입정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2025. 9. 24.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3대 특검 중 가장 수사 대상이 방대한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잔여 수사를 앞두고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인력 재편을 앞둔 특검팀이 남은 의혹을 얼마나 규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7월2일 현판을 걸고 수사에 착수한 김건희특검이 최장 수사 기간의 절반을 넘겼다. 출범 100여 일을 지나며 주요 인사 기소로 1차 고비를 넘겼지만 남은 의혹은 남은 의혹은 여전히 산적해 있다.

특검법상 김건희특검의 수사 범위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씨 관련 공천개입 △명품 가방 수수 △건진법사 뇌물 △삼부토건 주가조작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공흥지구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등 16가지에 이른다.

이중 특검이 기소한 사건을 제외하면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차담회 의혹', '관저 이전 관련 의혹' 등이 남았다.

특검 출범 후 새롭게 제기된 의혹도 적지 않다. 이배용 전 대통령직속국가교육위원장 관련 '매관매직 의혹'과 해군 지휘정 내에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선상 파티 의혹'이 대표적이다.

특검팀은 오는 20일 이 전 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지난 17일에는 이 전 위원장을 통해 MBN 방송정지 사건을 청탁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모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을 불러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또 김 여사에게 5000만원 상당의 바쉐론 시계를 선물하고 대통령실 경호처와 로봇개 임차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을 받는 로봇개 사업자 서성빈 드론돔 대표도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해군 지휘정 내 선상 파티 의혹은 지난 2023년 8월 초 경남 거제 저도로 여름휴가를 떠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해군 함정에서 지인들과 '선상 파티'를 벌이며 군 자산을 유용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5일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기획실장에 관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 다만 직접 불러 조사하지는 않았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 앞. / 뉴시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 앞. / 뉴시스

특검 수사는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일 양평고속도로 의혹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이었던 양평군 공무원이 사망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수사와 동시에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올라가려면 한참 남은 상황에서 영향이 불가피하다.

잠잠했던 파견 검사 복귀 문제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최근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일부 검사들은 파견을 해제하고 일선 검찰청으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추가로 검사 두 명을 더 파견받았으며 팀장급 부장검사도 파견을 요청했다.

3대 특검 중 유일하게 판사 출신 특별검사를 둔 김건희특검팀의 약점도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판사 출신이다 보니 공소유지에는 강하지만 수사 지휘나 검사·수사관 중심인 조직 장악력엔 부족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민 특검의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도 파장이 크다. 2010년 보유했던 태양광 소재 업체 비상장주식을 상장폐지 직전 매도에 억대 차익을 얻었는데 당시 회사 대표와 사외이사가 고교·대학 동기였다는 내용이다. 민 특검은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등이 고발을 예고해 특검이 수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특검 내에서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특검법상 범위에 비해 제한 인력도 부족하게 시작한 점도 수사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특별수사관과 파견공무원이 각 80명 등 총 205명으로 구성돼 있다. 11개 의혹을 수사하는 내란특검팀 인력이 267명인 것에 비하면 김건희특검의 수사 범위는 넓지만 인력은 턱없이 모자란다.

[더팩트ㅣ이새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더팩트ㅣ이새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김 여사와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의혹들도 많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 등만 재판에 넘겨졌을 뿐 김 여사와의 연관성은 증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IMS 모빌리티 의혹도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만 구속기소됐다.

특검팀은 공천개입 의혹 관련 공소장에서 김 여사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로 적시했다. 다만 현재까지 직접 조사나 기소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공범 구조가 드러난 만큼 윤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도 특검의 남은 과제다.

김건희특검의 수사 기간은 최장 12월 말까지다.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특검법 제9조 3항에 따라 30일간 수사 기간을 연장 결정하고 일차적으로 수사 기간을 늘렸다. 30일 더 연장할 경우 11월29일, 특검법 개정안에 따라 한 번 더 연장하면 12월28일까지다.

특검은 우선 이번 주 내 인력 재편을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인력 보강으로 수사팀이 보충되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 정비를 통해 조직 결속력이 강화되면 수사 동력도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출범 100일을 넘어선 특검이 초반의 혼선을 털고 본격적인 '2막 수사'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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