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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업 인가 기상도 변화 감지…한투 '흐림' 신한 '맑음'
한투, 벨기에펀드 판매사 조사 착수에 IMA 인가 주춤
신한, 1300억 LP 손실 '기관경고' 조치…인가 결격 면해


15일 금감원은 전액 손실을 낸 벨기에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를 들여다 보면서 한국투자증권 등 펀드 판매사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더팩트 DB
15일 금감원은 전액 손실을 낸 벨기에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를 들여다 보면서 한국투자증권 등 펀드 판매사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금융당국에 신규 사업 인가를 신청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의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각각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노리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당국 조사 리스크에 오르거나 덜어내면서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 2019년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설정했다가 전액 손실을 본 '벨기에펀드'의 판매사를 대상으로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벨기에펀드 판매사는 한국투자증권,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다.

가장 전운이 감도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금감원이 판매 의혹을 조사하고 나선 벨기에펀드가 같은 한국금융지주 계열 운용사의 펀드 상품이자 총판매량 900억원 중 70%인 600억원가량을 도맡아 판매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투자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배상 기준에 따라 손실액 중 일부를 배상하는 합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다만 벨기에펀드 피해자모임이나 일부 시장에서 인식하는 배상 범위나 기준이 회사의 배상안과 상이해 여전히 잡음이 지속된 상황이다.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도 소비자의 민원이 빗발쳐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벨기에펀드 피해자들은 올해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와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벌이며 원금 회복 대책 수립과 불완전판매 여부 조사 착수 등을 외치고 있다.

당국의 벨기에펀드 판매사 조사 착수에 대한 문제는 한국투자증권 관점에서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판단도 나온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금융당국 조사나 검사받는 경우 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제하고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IMA 인가 심사를 받고 있다.

최근 하락한 글로벌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락도 발목을 잡는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표시 기업 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했다. 'Baa3'는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자금 조달 구조에서 위험도가 감지되고 있다는 지표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이 IMA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나, 무디스가 우려한 위험 수준에 오른다면 재무 건전성 우려는 악화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16일 금감원으로부터 지난해 1300억원대 LP 손실 사고에 대한 제재로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더팩트 DB
신한투자증권은 16일 금감원으로부터 지난해 1300억원대 LP 손실 사고에 대한 제재로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더팩트 DB

반면 IMA보다 한 단계 낮은 기준인 발행어음 사업 심사 인가를 신청한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금융당국 조사를 통해 시름을 덜어낸 증권사로 꼽힌다. 지난해 말 1300억원대 내부통제 사고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 수위가 발행어음 인가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정도로 결정돼서다.

금감원은 16일 신한투자증권에 기관경고 제재를 통보했다. 기관경고는 등록·인허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순으로 이어진 수위에서 중징계로 불리지만 사업 인가가 결격할 영업정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아울러 당국 조사를 받고 있던 신한투자증권이 이번 제재 수위 결정에 따라 지난 7월 신청한 발행어음 인가 심사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종 수위는 제재심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증권사의 부동산 등 단기 수익성 투자가 아닌 미래 가치를 지향한 모험자본 공급을 주문하고 있어 당국 조사 리스크가 사업 인가와 무관하게 긍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도 신규 사업 인가를 허가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IMA의 경우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도맡아야 하고 발행어음 등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늘릴 수 있는 구조적 체계를 갖춘다면 모험자본 투자의 질과 양도 달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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