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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FACT] 비바람에도 거리 지키는 'K-경찰'... 정체는? (영상)
홀로그램 경찰 지난해 도입... '범죄 건수' 22%↓
英 BBC·美 NBC 등 주요 외신도 주목


[더팩트|서울 중구=김민지 기자] 170cm 중반 키에 삼각모를 눌러쓴 미상(?)의 인물. 밤이면 인적이 드문 공원 한편에 깔끔한 정복 차림의 무언가가 우두커니 서 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투명하게 비치는 몸.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중부경찰서가 '중부 안전한 공원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저동 3공원에 설치한 홀로그램 경찰이다. 주취폭력과 음주소란 등 치안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도입했다.

실제 경찰관 크기로 제작된 이 홀로그램은 "이 지역은 지능형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폭력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이 대응할 수 있도록 작동 중입니다"라는 음성 멘트를 매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2분 간격으로 반복 안내한다.

13일 서울 중구 저동 3공원에서 지나가던 시민이 홀로그램 경찰관을 구경하고 있다. /서울 중구=김민지 기자
13일 서울 중구 저동 3공원에서 지나가던 시민이 홀로그램 경찰관을 구경하고 있다. /서울 중구=김민지 기자

"어떻게 하면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도입하게 됐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3공원 앞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김현돈 서울중부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경사는 홀로그램 경찰관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처음에 가족이나 친구들이 밤에 공원을 지나가면 무섭다고 얘기를 많이 했다"며 "특히 술에 취한 사람이 앉아 있으면 괜히 돌아가게 되는데 그때 경찰관이 한 번씩 지나가면 안정감이 생긴다고 했다"고 도입 이전의 상황을 전했다. 치안 공백을 적절히 메울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생각하다 이를 떠올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 경사의 아이디어는 무위에 그치지 않았다. 홀로그램 경찰관 설치 전후 동일 기간을 비교한 결과, 공원 반경 내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발생 건수가 약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 기간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5월까지와 설치 직후인 지난해 10월부터 2025년 5월까지다. 경고성 멘트를 반복하는 행위만으로도 경각심을 상기시킬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공원 사잇길을 지나가던 대부분의 시민은 "처음엔 이게 뭐지? 했는데 너무 신기했다",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어두운 저녁에도 안심하고 걸어갈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장치 같다" 등의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중부경찰서가 '중부 안전한 공원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저동 3공원에 설치한 홀로그램 경찰의 뒷모습. /서울 중구=김민지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중부경찰서가 '중부 안전한 공원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저동 3공원에 설치한 홀로그램 경찰의 뒷모습. /서울 중구=김민지 기자

반면 일부 시민들은 "아크릴판이 투명하다 보니 잘 안 보인다",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효과적인지는 모르겠다"며 추가 보완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가상에 불과한 홀로그램에 익숙해질 경우 범죄 예방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오지만, 대체로 현장에선 첨단 기술을 활용한 참신한 시도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해외 주요 언론에서도 해당 시스템을 소개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범죄 밀접 지역에서의 작은 시도가 치명적인 결과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국이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홀로그램 경찰을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 리포트를 통해 이 시스템을 소개했다.

BBC는 해당 지역이 유흥 시설이 밀집해 야간 범죄 우려가 높은 지역임을 지적하며, 기술을 활용한 치안 강화 시도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NBC, 독일 DW 등 다른 주요 외신들도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련 영상을 게시하며 한국의 이례적인 치안 기술 도입 사례에 주목하는 등 이목을 끌었다.


alswl5792@t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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