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신삼호, 새 조합장 뽑아 대형건설사 유치 총력

[더팩트|황준익 기자]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 입찰 유치를 위해 사업 지연을 감수하는 조합들이 늘고 있다. 조합은 입찰 지침을 바꿔 시공사 간 경쟁을 유도한다. 수의 계약에 반대하며 조합장 등 집행부를 해임하는 조합도 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7일 조합장 등 집행부 전원을 해임했다. 찬성률은 99%에 달했다.
조합원들이 집행부 해임에 나선 건 시공사 선정 과정을 신뢰하지 못하면서다. 집행부가 특정 마감자재 지정, 시공사 참여 제한은 물론 온라인 소통을 차단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진 바 있다.
전 개포우성4차 조합장은 "다수 조합원님들의 뜻이 투표결과로 확인된 만큼 우리 조합 집행부는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재건축절차의 진행을 더 이상 지연시키지 않고 조합원님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다툼을 멈추고 임시총회 결과에 승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집행부가 구성되면 시공사 선정 절차도 다시 진행된다. 애초 개포우성4차 조합은 지난 7월 1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다음달께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지난달 9일 기존 입찰을 취소했다. 개포우성4차는 삼성물산,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3파전이 유력했던 곳이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던 삼성물산이 현장설명회에 불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사업성과 입지를 고려하면 대형 건설사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 조합장도 조합원 상대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 건설사를 참여시키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서초구 방배신삼호 재건축 최근 새 조합장을 선출하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는다. 방배신삼호 조합은 지난 1일 총회를 열고 SBS 아나운서 출신이자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정현 후보를 조합장으로 뽑았다.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수의계약이 유력했지만 지난 7월 말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방배신삼호 조합은 두 차례의 시공사 선정 경쟁 입찰이 유찰된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비대위를 중심으로 조합의 경쟁 입찰 방해 주장과 삼성물산 참여설이 제기되면서 조합 내 갈등이 격화됐고 결국 3기 조합장은 해임됐다. 세 번이나 집행부가 교체됐다.
조합장 해임으로 방배신삼호 재건축은 사업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애초 조합은 7월 시공사를 선정하고 10월 사업시행인가, 내년 관리처분인가 및 이주, 2030년 말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유정현 조합장은 삼성물산 유치를 공언한 상태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재개발 조합도 경쟁 입찰을 위해 입찰 지침을 변경하며 재입찰에 나서기로 했다. 성수1지구 조합은 지난달 18일 대의원회를 열어 입찰 지침(시공자 선정계획서) 변경안을 확정했다.
성수1지구 조합이 재입찰을 통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는 건 조합의 입찰 지침이 까다로워 경쟁 입찰을 제한한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앞서 조합은 △조합원 로열층 우선분양 제안 금지 △입주 시 프리미엄 보장 제안 금지 △대안설계 등 플러스 아이디어 제안 금지 △조합 입찰안내서와 시공사 입찰제안서 상충 시 조합의 임의 결정 등을 입찰지침서에 포함했다.
이를 두고 일부 건설사들이 지침 수정을 요청해왔다. 현재 성수1지구는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는데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의 입찰 지침이 경쟁 입찰을 제한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8월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도 두 건설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입찰지침서 수정에도 경쟁 입찰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환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에선 조합이 사업 지연을 감수하고 경쟁 입찰을 유도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선별수주 기조가 강해지면서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 서울 핵심 재건축으로 꼽히는 압구정2구역, 여의도 대교아파트 입찰도 각각 현대건설,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많은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데 일부 조합원들이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만큼 일정을 미뤄서라도 경쟁 입찰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며 "재건축은 앞으로 규제가 어떻게 변할지 몰라 핵심은 속도인데 늦어질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