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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금값 사상 첫 4000달러 돌파…아직 천장 멀었나
지난 8일 온스당 4070달러 '최고점' 찍고 소폭 하락
원화 가치 하락이 국내 금값 상승 '부채질'


국제 금 선물 가격이 지난 10월 8일 기준 트로이온스당 4070.50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40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이익 실현 등으로 3900달러 후반까지 내렸으나 다시 4000달러 선을 넘어서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정돈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국제 금 선물 가격이 지난 10월 8일 기준 트로이온스당 4070.50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40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이익 실현 등으로 3900달러 후반까지 내렸으나 다시 4000달러 선을 넘어서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정돈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최의종 기자]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요.

-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0월 8일 기준 트로이온스당 4070.50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4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후 이익 실현 등으로 3900달러 후반까지 내렸으나 다시 4000달러 선을 넘어서는 모습입니다.

-금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나요.

-네. 지난 2022년 온스당 1630달러였던 금값은 지난해 10월 2500달러선으로 1년 사이 1000달러가 상승했습니다. 이후 올해 10월에는 4000달러에 육박하는 등 상승 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요. 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나요.

-지속되는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더불어 미국 정부의 '셧다운' 문제, 프랑스의 정치 불안 등 불안한 국제 정세가 이어진 것이 반영됐습니다. 미국은 여야의 대치로 인해 의회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연방 정부의 기능이 중단된 사태가 9일째(10월 10일 기준)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은 투자자들에게 미국의 정치 리스크를 의미하고, 이는 정부에 불안감을 가중하면서 달러 대신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프랑스의 정치 불안 확대 역시 유럽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특히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취임한 지 27일 만에 전격 사임하고, 프랑스 전국적으로 시위 참가자가 약 19만5000명으로 확대되는 등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안전자산인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지 않나요.

-네. 지난달 16일부터 17일까지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0.25%p 인하 결정, 기준금리는 4.00~4.25%로 조정됐습니다. 특히 대다수의 위원은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는데요.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에서 연내 3회 금리인하(0.75%p)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최소 1~2회 정도 추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달러에 대한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수익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기에 금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게 됩니다. 사실상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기는 효과가 나타나기에, 금과 같은 실물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원화 약세 원인으로는 한미 통상 협의에 따른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금·선지급'을 요구하면서, 후속 협상 타결이 늦어지는 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 /워싱턴=AP·뉴시스
원화 약세 원인으로는 한미 통상 협의에 따른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금·선지급'을 요구하면서, 후속 협상 타결이 늦어지는 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 /워싱턴=AP·뉴시스

-유독 우리나라에서 금값이 더 높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요.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도 더 비쌉니다. 국제 금값 상승과 환율 상승이 겹치며 국내 금 시세가 이중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금은 달러로 거래가 되는데,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실제로도 가격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10월 10일 원 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23.0원 오른 1423.0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분만큼 금도 더 비싸게 사게 되는 셈이죠.

-원·달러 환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화는 전 세계 통화 중에서 유독 가치가 하락하는 낙폭이 큽니다. 지난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3% 올랐지만, 같은 기간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1.58% 절하됐습니다. 원화 가치가 낮아진 만큼 해외여행이나 수입 제품 구입 등에 불리해지면서 원화의 실질 구매력은 떨어지게 됩니다.

원화 가치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대미 투자 불확실성이 손꼽힙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통상 협의에 따른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현금·선지급'을 요구하면서, 후속 협상 타결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단기 대외채무 대비 외환보유액을 높게 유지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대미 투자 현금 지급 압박은 원화에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금값 상승이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볼 때 금값 상승은 '경기 둔화의 원인'이라기보다, 불안정성과 원화 약세를 확대하는 신호로 작용하고 거시경제 정책을 압박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는 있습니다. 금값이 오를수록 원화 약세를 심화시키는 효과가 나타나고, 이는 결국 물가 압력 증가와 소비 둔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죠.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 일부 제약을 걸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금값이 한은의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간접 지표로 다뤄질 여지가 있죠.

-그렇다면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을 사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지금처럼 원화 가치가 낮은 상황에서 금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 예상된다면 금을 사는 것이 유리합니다. 현재까지는 금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골드만삭스 그룹은 최근 2026년 12월 금 가격 전망치를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최근 온스당 금 가격(약 3900달러) 대비 약 23% 더 상승할 것이란 관측인데요. 다만, 국제 정세는 언제든 급변할 수 있고, 단기적 폭등했던 만큼 일부 하락의 여지도 있기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금값 상승이 결국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시장 환경 때문이라는 점에서 마냥 좋지만은 않은데요.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모두 안정적인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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