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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적자 탈출하나…정제마진 최고치에 실적 개선 기대감
연초 3~5달러 정제마진, 13.1달러까지 상승…1년8개월만 최고
중국 정유사 생산 감축 움직임도 긍정적


올해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에 초록불이 켜졌다.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공사현장. /에쓰오일
올해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에 초록불이 켜졌다.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공사현장. /에쓰오일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올해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에 초록불이 켜졌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중국 정유사들의 생산 감축 움직임이 나타나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3~5달러 수준이던 평균 정제마진은 지난주 12.8달러, 이번주는 13.1달러까지 상승했다.

1년 8개월 만의 최고치로 계절적 수요와 정기보수, 러시아와 미국의 공급 충격이 겹친 결과다. 경유의 핵심 공급국인 러시아가 8월 이후 우크라이나의 정유설비 공격을 받아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인 정제처리량 500만b/d까지 떨어졌다. 이는 계절 평균 대비 최소 7%는 낮은 수준이다.

미국 LA의 정유소에 화재가 발생해 항공유 수급에 충격을 준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 2일 캘리포니아 남부의 엘 세건도 정유공장의 항공유 생산 설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공정을 가동중단한 상태다. 해당 공장은 캘리포니아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크며 캘리포니아 남부 전체 항공유의 40%를 공급한다. 휘발유 생산 설비는 직접적 피해가 없었으나 항공유는 가격이 급등하며 충격을 받았다. 손실분 보충을 위해 캘리포니아는 한국, 대만, 일본 정유사에서 항공유 수입 증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 한국의 미국향 석유제품 수출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수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항공유가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화재로 미국향 항공유 수출 추가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향 물량은 연간 기준으로도 3년 만의 최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3~5달러 수준이던 평균 정제마진은 지난주 12.8달러, 이번주는 13.1달러까지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 E&S 인천 액화수소플랜트 전경. /SK이노베이션
10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3~5달러 수준이던 평균 정제마진은 지난주 12.8달러, 이번주는 13.1달러까지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 E&S 인천 액화수소플랜트 전경. /SK이노베이션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유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지표다. 전통적으로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중국 석유 제품 생산 감소도 긍정적 신호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전기차 보급에 따른 연료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 제품 생산을 줄이고 화학 제품의 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실제로 중국 정유사들의 생산 감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역내 수급 밸런스는 보다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아시아 정제마진도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정제마진 강세는 계절적 수요와 정기보수, 러시아와 미국의 공급 충격이 겹친 결과로 연말에서 연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에너지 부족을 해결해주는 한국 정유업체에 대한 외국인의 긍정적 시각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정유사 누적 적자 규모가 1조3000억원을 넘을 만큼 워낙 실적이 안 좋았다 보니 정제마진이 저점을 지나서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3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나온다"면서도 "국제유가가 연말로 갈수록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다 보니 여전히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정유사들은 2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매출액 8조485억원, 영업손실 3440억원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19조3066억원,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810.9% 감소한 4176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한 매출액 6조5417억원, 영업손실 2413억원을 냈다. GS칼텍스는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매출액 10조7240억원, 영업손실 2575억원을 기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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