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며 국정 공감 능력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며 국정 공감 능력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6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 전산망이 마비된 상황에서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에 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행정의 기반이 멈춘 그 시각, 각 부처는 멎은 전산망을 붙잡고 있었다"며 "공무원들은 '밤샘 복구하라'는 지시를 받고 실제로 밤을 새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구에 모두가 진땀을 흘리던 그 시각, 대통령은 세트장의 냉장고 앞에 서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대통령의 냉장고가 실제로 경호처에 의해 트럭에 실려 세트장으로 옮겨졌다면, 그 장면에서 인간적인 공감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3일 발생한 행정안전부 공무원 투신 사건을 언급하고 "책임감 없는 대통령의 공무원들에 대한 밤샘 지시는 피로가 아니라 상처로 남았다"며 "그 상처는 냉장고의 어떤 냉동칸보다 차가웠다"고 따졌다.

아울러 대통령실이 '오히려 대통령이 칭찬받아야 할 일이다. 화재를 보고 받고 대응하고, 그 사이에 잠깐 시간을 내 K-푸드를 홍보한 것이다'라고 반응했다며 "국가 전산망이 무너진 그날, 대통령이 예능 촬영을 한 일을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문장 속에는 책임의 언어가 없다. 화재와 복구, 예능과 홍보가 한 문장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열돼 있다"며 "이 두 문장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미치고 환장할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가 시스템이 멈췄을 때, 리더십은 웃음을 멈춰야 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실은 방영 취소를 요청하지 않았고, 그 침묵은 사실상 강행하라는 압박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이후 국정의 공감 능력은 복구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 대통령이 예능프로그램에서 'K팝과 K드라마도 중요하지만 진짜 문화의 핵심은 음식' 'K-푸드를 많이 수출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이 장면이 보여주는 것은 K-푸드가 아니라 K-위선의 연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국정을 대하는 대통령의 진지함의 온도가 얼마나 낮았는지를 비추는 차가운 냉장고 속의 거울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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