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 오후 '연예비사, 남기고 싶은 이야기' 북콘서트 진행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엄영수는 코미디언 후배들이 존경하고 선배들이 인정하는 '행복 전도사'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그가 평소 코미디 가족들한테 보여준 헌신과 봉사의 행적이 켜켜이 쌓인 덕분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원로 코미디언 송해도 생전에 "내가 진짜 사랑하고 아끼는 코미디 후배는 엄용수"라고 칭찬했을 정도다.
엄영수가 30일 오후 서울 대방동 공군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연예비사, 남기고 싶은 이야기'의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가졌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김학래 임하룡 김정렬 김종하 서승만 개그 코미디언 선후배들은 물론 가수 김세레나 조영남 김상배 박상철 우연이 박일서 현당 등 가수, 그리고 자신이 단장으로 있는 연예인축구단 'NO1'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북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가수들의 축하무대와 함께 그는 시종 익살 토크로 일반인 참석자들의 웃음을 듬뿍 선사했다.
그의 첫 저서 '연예비사'에는 자신의 탄생 에피소드부터 김형곤 조영남 서세원 김정렬 남진 홍수환 김흥국 등 연예계 선후배들과 엮인 기막힌 사연들이 담겼다. 고 김대중 전대통령과 권노갑 등 출신지가 다르고 손해를 봐가면서도 끝까지 인간적 의리를 지킨 그의 삶도 들여다볼 수 있다.
북콘서트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엄영수는 책의 집필 배경과 연예계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솔직하고 진지하게 털어놨다.

<다음은 북콘서트 직전 가진 엄영수와 일문 일답>
-안녕하십니까, 바로 엊그제 故 전유성 씨 장례식 치르느라 고생 많으셨는데요.
네, 전유성 씨를 아는 모든 분들이 정말 깊은 조의를 표해주시고, 또 이 장례식이 원활히 잘 될 수 있도록 저희들에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코미디는 살아있다, 코미디에 대한 애정이 아주 깊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오늘 조금 전에 북콘서트 다 끝났는데 잘 봤습니다.
"북콘서트 하면 보통 지인들 아는 분들 이렇게 오시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북콘서트는 좀 자기 '개인주의'적인 건데 제가 북콘서트를 한다고 그러니까 전국 방방곡곡 산지사방 각양각지 도처에서, 농촌에서 어촌에서 광산에서, 백령도, 마라도, 거제도, 흑산도, 무주, 진안, 해남, 목포, 군산, 서산, 오산, 거진, 대전, 속초, 강릉, 부여, 전국 골고루 이렇게 오셨다는 거, 각지에서 이렇게 다 오셨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북콘서트가 이렇게 성황을 누리는 것도 저는 아주 드물게 봤습니다. 콘서트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제가 그동안) 편협되게 어떤 한 가지 분야만 이렇게 하지 않고, 두루두루 그냥 뭐, 어린이 프로도 하고, 교양 프로, 코미디 프로, 과학 프로,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이 했어요. 무슨 성인 프로 또 어떤 거는 좀 야한 프로도 했었고, 그 다음엔 이제 재판받는 것, 그게 제가 전공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다양하게 하다 보니까, 팬층이 다양하고, 지역적으로도 활동을 (많이 하고) 제가 뭐 어디든지 불러만 주면 가니까, 페널티에 관계없이 의상도 좋고, 뭐든지 좋고 아무대나 갑니다. 그냥 코미디만 할 수 있다면 사람 웃기는 거라면 그냥 댕기다 보니까, 그래서 저는 골고루 이렇게 팬층이 다양하게 모이셨다, 또 인원수도 상당히 많았다, 그런 점에서 상당히 흡족합니다."



-네, 여기 공군 호텔을 가득 채울만큼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저도 놀랐는데, '연애비사,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계기로 출간하게 됐는지요.
"제가 처음 책을 냈는데요. 여태까지 그냥 떠들어서 다 허공에 날리고 한번 지나가면 이게 다시 생각이 잘 안 나고요. 그러니까 굉장히 소모적인 일을 했어요. 이것을 무엇을 좀 해서 책으로 남겨야 되겠다, 누가 이렇게 볼 수 있고, 저장할 수 있고, 늘 가까이 할 수 있고, 그럼 뭔가 교훈이 되지 않을까, 밤새도록 연구해가지고 한 번 써먹고 버린다, 너무 아깝거든요. 그래서 책을 낼 결심을 했고 또 책을 쓰다 보니까 바르게 쓰려면 지식이 있어야 하고, 확인 하고 조사를 하다 보니까 저절로 공부가 됩니다. 늦깍이로 뒤늦게 지금 70이 넘어 이제서야 제가 '아 공부라는 게 이런 거로구나' 공부가 왜 필요한가 (다시한번)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책을 더 낼 계획이라고 들었는데요.
"네, 일단 1탄(첫번째 책) 반응을 보고 '이런 책이 나와서는 안돼' '저 사람은 왜 이런 책을 냈어' '저렇게 개그맨이면서 사고를 치더니 또 책을 내서 사고를 치려고 그러나?' 그런 게 우려되면 중단해야죠. 하지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계속 도전하는 뜻에서 2차, 3차 또 이렇게 준비가 돼 있다는 거, 그래서 이제 책을 낼 때마다 저는 출판기념회를 해서, 그 출판기념회로 책을 팔아서 무슨 이득을 남기겠다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비판을 받고 향후 저의 나갈 바를 연구해보겠다는 거죠."
-보통은 유명인들이 사인회 형태로 출판기념회를 하는데 오늘은 좀 색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늘 북콘서트를 보면서 저는 저를 찾아서 오신 분들은 그래도 책을 읽겠다는 분 아니에요? 그리고 이제 어떻게든지 독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분들이란 말입니다. 그런 분들은 책을 알고 또 책을 많이 읽고, 이런 분들이니까 자세한 내용은 책에 있다, 무슨 저자와의 대화, 이 책에 대한 서평, 이런 거 너무 복잡하게 하면요. 사람들이 이 출판기념일에 안 옵니다. 딱딱하고 무거우니까 다 도망갑니다. 사람이 안 오는 출판기념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래서 이분들에게 즐겁게 해드리는 게 중요하고, 그러니까 짧게 기념식을 하고 그다음 부터는 식사를 하시면서 재밌는 얘기, 이웃간의 얘기, 정다운 얘기, 자기 인생 스토리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바로 며칠전 세상을 떠난 전유성씨가 추천사를 썼더라고요. 고 전유성 씨가 생전에 공식적으로 마지막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거는 마지막 전유성 선배님의 원고라고 봐야 됩니다. 그걸 제가 이렇게 받았다는 것도 영광이고 또 인연이고요. 저하고는 깊은 관계가 있는 게 제가 전유성 선배님하고 상당히 오랫동안 이렇게 붙어서 생활을 했고 전유성 선생님의 그 모든 거를 이어받았죠. 전유성 선배님은 뭘 가르치려고 들지 않고, '네가 나하고 같이 있으면서 느끼면서 네가 알아서 배워라' 이런 스타일이었죠. 아마 하늘에서도 웃으면서 오늘 저의 북콘서트를 축하해주셨을 거라 믿습니다. "


(중략) 풀영상 인터뷰 참고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저는 아직 필력이 약하거든요. 제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그냥 쓰면 사람들이 잘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여러 사람과 당대의 유명한 사람과 인터뷰를 하면서 직접 만나서 그분들의 이야기 그분들의 철학, 그분들의 삶을 전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제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 얘기의 방향은 결국 마무리는 제가 하거든요."
-일생 웃음을 연구하며 살다 떠난 고 전유성 씨의 삶을 반추해 대선배로서 연예·개그계의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어떤 조언이 있다면?
"전유성 선배님은 저항운동이 강한 분이었어요. 어떤 방송국의 힘, 연기자의 힘이 있지만흔히 갑과 을이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연기자들은 프로듀서한테 작품을 놓고 치열하게 이렇게 경쟁을 해봐야 되는데 (실제로는) 시키는 대로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코미디 발전이 없는 거예요. 전유성 선배님은 그런 면에서 녹화에, 방송에 얽매이지 않고 사신 분이에요. 프로그램을 하다가도 '나 외국에 충전 좀 하러 갔다 와야겠습니다' '저 프로그램 이거 잠깐 쉬어야 되겠습니다' '제가 요새 컨디션이 안 좋은데 이런 상태로 녹화를 하면 재미가 좀 덜할 것 같으니까 잠깐 외유를 하고 조금 더 쉬었다 하겠습니다' 이렇게 이걸 자유자재로 했어요. 우리 같으면 감히 프로그램을 지금 계속하고 있는데 '잠깐 쉬었다 오겠습니다?' 그냥 그 다음 날으로 잘립니다. 전유성 선배님은 계속 방송을 하시면서 자기 생활을 즐기시면서 자기 철학을 갖고 방송을 하셨다. 그러니까 우리 후배들도 앞으로 이렇게 방송을 해야 됩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내셨으니 독자들에게도 한 말씀 해주시죠.
"여기까지도 다 우리 독자분들(시청자분들)께서 이끌어주시고 모든 것을 감싸주시고 해서 잘 왔습니다. 제가 사고(두번 이혼 세번 결혼)를 치고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을 때마다 그래도 저를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시고, 후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보태주시고 밀어주시고, 이거 언제까지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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