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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배 수익에도 주주환원 제로"…한화투자증권, 두나무 지분 매각 vs 보유 기로
두나무 지분 5.94% 보유
네이버와 손잡은 두나무…가치 재평가 기대감
차익 실현 vs 미래 성장 동력 저울질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의 처리 방안을 글로벌 IB 매각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의 처리 방안을 글로벌 IB 매각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을 두고 매각과 보유 사이에서 전략적 고민에 빠졌다. 두나무가 네이버와 제휴를 추진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지분을 전략적으로 유지할 명분도 커졌지만, 오랜 배당 공백과 주주들의 차익 실현 요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2조원 안팎의 중소형 증권사로서 대형사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단순한 투자 수익과 미래 성장 동력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30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의 처리 방안을 글로벌 IB 매각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날 공시를 통해 "당사는 두나무 지분 5.94%를 보유한 주주로서, 최근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포괄적 주식 교환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지분을 계속 보유하거나 매수청구·매각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매체는 한화투자증권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 매각과 관련해 복수의 글로벌 IB와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약 583억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6.14%(206만9450주)를 확보했으며, 현재는 5.94%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12조~14조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단순 계산 시 한화투자증권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7100억~8300억원에 달한다. 불과 4년 만에 투자금 대비 12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최근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화투자증권의 전략적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 지분이 네이버와 같은 대형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섣불리 매각하기는 아쉬운 상황"이라며 "반대로 시장 관심이 집중된 지금이 차익 실현의 적기일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화투자증권의 입지다. 한화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2조원 안팎인 중소형 증권사로서 대형사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 이런 배경에서 두나무 지분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FI)를 넘어 회사의 상징적 자산으로 평가돼 왔다.

특히 지난 1일 취임한 장병호 대표이사가 1호 추진 과제로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을 제시한 점도 주목된다. 장 대표는 전통 금융사업만으로는 대형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보고, 디지털 금융과 가상자산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전략 기조 속에서 두나무 지분은 단순한 투자 수익원을 넘어 미래 비전과 직결된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분을 보유할 경우, 두나무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서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 토큰증권(STO) 등 신사업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와 람다256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한 장기적 사업 협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주주들의 매각 압박은 잠재적 변수로 꼽힌다. 실제 지난 2022년 두나무 지분 7.59%를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막대한 평가이익을 배당으로 연결하지 못해 주주총회에서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결국 일부 지분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장기간 지분을 보유할 경우 유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배당을 전혀 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다소 개선됐지만 배당 재개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두나무 투자 성과가 장부상 평가이익으로만 불어나는 동안 주주들이 수익금을 환원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재점화될 수 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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