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
납득할 개선안 필요 지적도

[더팩트|이한림 기자]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로 불린 카카오톡을 15년 만에 개편했으나 후폭풍에 몸서리치고 있다. 카카오톡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앱스토어에는 이전 버전으로 돌려달라는 이용자 불만과 함께 평점 '1점 리뷰'가 쏟아지는 가운데, 나흘 만에 시가총액도 3조원이나 빠지면서 자충수로 번지는 분위기가 감지돼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 기준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85% 오른 6만4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코스피가 4거래일 만에 반등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장 초반 대거 급등하고 있으나, 5만원대 후반을 오가는 강보합권에 머물면서 전 거래일(26일) 6.17% 급락한 하락분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양새다.
카카오의 약세는 같은 날 7%대 급등 중인 경쟁사 네이버(상장명 NAVER)의 강세와 맞물리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더한다. 네이버는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 수혜와 더불어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까지 호재로 작용해 3거래일째 빨간불을 켰다.
이렇다 보니 시장은 카카오의 주력 콘텐츠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이 악재로 인식되는 꼴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카카오톡의 '친구 탭'을 기존 가나다순에서 피드형 인터페이스로 바꾸는 앱 개편 등을 발표하고 적용했으나,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의 '숏폼'이 지속적으로 노출된다거나 친구가 변경한 프로필 사진이나 타임라인이 메인 화면에 즉시 노출되면서 이용자 불만을 초래했다.
특히 미성년자가 개편 후 카카오톡을 통해 숏폼이나 광고 등 자극적이고 소비적인 콘텐츠에 무제한으로 노출이 된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이에 카카오는 관련 권한을 제한할 수 있도록 1차 수정한 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개선안도 조만간 공유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시장도 카카오의 카카오톡 개편으로 촉발된 주가 변동성 확대를 주목하는 모양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국민주' 명성을 얻은 카카오가 지난해 말 3만원대(11월 15일, 3만2550원)까지 급락하는 부진을 딛고 올해 새 정부 출범 후 최고 7만1600원(6월 27일)까지 올랐으나 자칫 좌초할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코스피가 최근 3400선까지 오르면서 대형주들이 모두 급등하는 사이 추진력을 얻기는커녕 다시 시장에서 악재로 인식돼 골짜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깜짝 협업을 발표하면서 'AI 주도주'로 부풀었던 기대감이 이번 카카오톡 개편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해 악재로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소비자와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이들이 납득할 만한 개선 방안을 내놓고, AI 관련 기술적 호재 등이 겹친다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름여 만에 주가도 5만원대로 빠진 상황에서 외인과 기관의 수급이 받힌다면 저가 매수세의 유입도 기대감을 불러온다.
증권가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다. 실제로 카카오톡 개편 후 카카오의 투자 의견을 내놓은 다수의 증권사가 목표가를 상향했고 광고 매출 확대를 통한 펀더먼탈 개선과 챗GPT를 활용한 향후 AI 연계 서비스 시너지 등을 주목하기도 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피드화, 숏폼 추가로 사용자 편의성 개선과 동시에 광고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특히 숏폼 지면은 그동안 카카오톡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체류시간 감소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카카오톡 사용자의 일평균 체류시간은 22분 수준으로 타 플랫폼 대비 현저히 낮았다. 피드와 숏폼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추가하면 체류시간은 점차 개선되고, 광고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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