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신사업 모색 '골머리'…새먹거리 발굴 '진땀'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회비를 올리고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가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금융권 관측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의 전체 회원 수는 7904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5% 증가했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의 회원 수가 늘면서 전반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3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급증했다. 단일 분기 기준으로만 645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린 셈이다. 프리미엄 카드 마케팅 강화와 연회비가 저렴한 보급형 카드 단종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상반기 단종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각각 324종, 76종으로, 총 400개에 달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익성이 낮은 상품은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기술 고도화로 역마진 우려는 낮아졌지만, 흥행 실패나 소비자 반응이 저조한 상품은 과감히 포기하는 추세다.
무이자할부 혜택도 축소되는 양상이다. 과거 대부분 카드에서 제공하던 6~12개월 무이자할부는 일부 카드와 업종에 한해 5~6개월만 적용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드사 8곳의 할부카드수수료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4억원 증가했다. 회원 수 증가로 할부 이용 수요는 늘었지만, 혜택이 축소되면서 수익 증가로 직결됐다.
카드업계는 "점진적으로 소비자 부담은 늘어나고 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올해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카드사 8곳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2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9억원(18.3%) 감소했다. 그중 가맹점수수료수익 감소분은 2911억원으로 전체 수익 감소분을 초과한다. 연간 카드대출 수익이 2686억원 늘면서 수익성을 보전했지만, 덩달아 연체율이 높아져 '딜레마'에 빠졌다.
소비자 혜택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카드사의 수익성 확대가 요구된다.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소비자 데이터와 스테이블코인을 주목하고 있다.
25일 기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카드사 데이터 상품은 7671건으로 전체(8647건)의 88.7%를 차지한다. 그러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대비 주요 수입원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각 사별 분기별 이익은 100억원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제2의 성장동력으로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여전히 수요 발굴과 판매채널 확대가 필요한 단계다.
스테이블코인도 고민거리다. 카드사가 상표권을 출연하는 등 시장 진입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활용 방안은 명확하지 않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에 가닥을 잡지 못하는 만큼 일선 업무 현장에선 업무 분할을 앞두고 혼선도 발생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데이터 사업은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가르치지 않고 있는 실정인 만큼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데이터 사업의 경우 별도의 자격증이 있지만 채용 단계에서 검증은 한계가 있다"라고 귀띔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가맹점수수료와 관련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존 카드사는 가맹점 매출채권을 매입해 선지급하고 특정 시점에 수수료율을 적용해 수익을 창출했다. 이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즉시 결제하면 만기 위험 없이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해외 송금과 환전 서비스에도 활용 가능하다. 현행 해외 원화 송금은 은행 계좌 기반 중개망을 거친다. 이미 외화 환전·송금 라이선스를 보유한 카드사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해 저비용 소액 송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특히 금융포용도가 낮은 동남아·중남미 시장에서 한국계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지갑을 제공하면 신규 고객 확보와 데이터 축적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는 "규제 명확성, 자본적정성 관리, 기술·보안 인프라 , 파트너십 구축 등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단기운전자금, 매출채권 유동화, 해외송금, 담보형 신용카드등 신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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