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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비난의 연설…잘합시다, 정치 좀
민주·국힘 대표연설서 드러난 원색적 감정
부끄러운 정치 행태…타협·소통 정치 필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우리나라 문화에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열광하는 등 노래와 드라마, 게임, 웹툰 등 한류 열풍의 문화콘텐츠가 대한민국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K-푸드와 K-뷰티 등 신한류가 팽창하고 있다는 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 정치 문화는 어떤가. 여아가 걸핏하면 소모적 정쟁을 일삼으며 헤게모니 싸움에 혈안이다. 큰소리치고 윽박지르는 수준 이하의 정치가 되풀이되고 있다.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 정치 문화의 부끄러운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국민의힘은 상대 당에 대한 감정을 원색적으로 드러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에 내란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라며 경고했다. 이튿날 본회의장 연단에 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은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퇴행과 역류의 시간이었다"라고 비난하면서 강력한 대여 공세를 예고했다.

이를 지켜보던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로 소란스러웠다. 높은 언성으로 상대를 향한 거친 말이 쏟아졌다. 특히 정 대표가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발언하자 어디선가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은 발언한 인물이 송 원내대표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송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은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판과 고함으로만 얼룩진 본회의장의 모습을 우리 국민이 어떻게 봤을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참관하러 온 초등학생들 앞에서 낯부끄러운 입씨름을 벌일 수 있나. 국회의원이기에 앞서 최소한 어른으로서 상대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보일 수는 없었을까.

정부의 정책을 법제화하는 여당과 정부를 견제하는 야당은 상호 견제가 불가피하다. 여야는 쟁점 법안이나 예산 심의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제적 분쟁이 격화하는 시기인 상황에서 우리 경제와 민생을 위해 대화와 타협의 협치가 필요한 데도 적대시하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저 상대 진영을 비난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손쉬운 전략에만 익숙하다. 국민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국민통합을 외치는 말과 달리 갈라치기에 진심인 듯하다. 전통적으로 거대 양당은 기득권이다. 사실상 양당 체제에서 자신들이 누리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낡은 정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국민의 대표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분명 국민을 위한 정치로 보답하겠다는 여야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여야의 행태를 보면 시쳇말로 '1찍' '2찍'이라는 조롱성 표현으로 상대를 비아냥대는 안타까운 현실을 계속 부추기는 것만 같다. 우리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가운데 여야는 퇴행하는 정치 문화가 부끄럽지도 않나 보다. 흔히 "정치만 잘하면 된다"라는 말처럼, 제발 서로 타협해 잘하자. 정치는 공동의 책임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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