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기준·정기국회 개막·美 8월 CPI·관세 향방 등 변수 여전

[더팩트|이한림 기자] 9월은 증시에서 전통적인 계절적 약세장으로 불린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 지갑을 닫거나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투자자들이 많고, 주요 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 발표 공시도 마무리되면서 상승 모멘텀이 소멸한 영향이다.
그러나 올해 9월 증시는 평년과 다른 분위기를 띠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직 월 초반이지만 9월 증시가 계절적 약세 외에도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본 시장 전망과도 다소 엇갈린 모양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3% 오른 3205.12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며, 8일 장에서도 장 초반 강보합을 이어가면서 연일 '빨간불'을 켜고 있다. 9월 들어 상승률은 0.59%다.
코스닥 강세는 더 도드라진다. 코스닥은 5일 811.40에 거래를 마치면서 역시 4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9월 들어 1.81% 상승했다. 8일 장도 초반 분위기는 양호하다.
9월 첫 주 국내 증시가 오른 배경으로는 우선 공교롭게도 첫날 증시가 좋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1일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 전반 수급이 대량으로 빠지면서 다음 날인 2일부터 저가 매수세를 부추기는 원인이 됐다는 해석에서다.
지난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 내린 3142.93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상무부의 중국 반도체 규제에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에 불똥이 튀면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 4%대 급락해 영향을 미쳤다.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시 반등세를 보였고 5일 종가 기준 각각 1일 대비 2.81%, 1.67% 뛰어 오르고 있다.
8월 국내 증시에 깔렸던 불안감이 다소 완화했다는 점도 9월 초 증시가 숨 고르기 속 매수 우위를 띠는 요인 중 하나다. 6월과 7월 코스피는 새 정부 출범 후 '허니문 랠리' 기간을 보내며 최고 3254.47까지 올랐으나, 8월 들어 주식 양도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후 하루에만 3.88% 급락하는 등 변동성을 확대했다.

이는 정부가 대주주 기준 변경에 대한 정책을 다시 신중히 검토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국민 47%가 대주주 기준을 현재 기준인 50억원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조사(한국갤럽)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7일 KBS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대주주 기준 논란 관련) 국민이 걱정하시는 의견도 듣고 있다. 최대한 이른 시기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9월 초 증시가 미끄러지지 않고 있으나 뚜렷한 강세를 띠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멘텀을 지켜보는 '폭풍전야'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구 부총리가 언급한 대로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이 이달 중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도 우려되고 있어서다.
호재로는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대폭 확대한 정부 예산 편성 등에 따른 섹터별 강세와 정기국회 개막이 가져올 정책 기대감, 인하 사이클에 접어든 금리 기조 등이 꼽히지만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을 결정할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성 관세 정책,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산재해 있는 상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단행 이후 금리 인하 수혜주 등 탐색이 시작될 수 있다. 한국 주식 시장은 외인 자금 유입과 주가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기국회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인 만큼, 지주회사와 증권주 등 일부 가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 정책이 AI 등 신성장 산업에 집중되고 있고, 하반기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국내 AI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지속될 것"이라며 "관세 여파가 반영되지만 최근 고용지표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진 만큼, 물가 충격이 시장을 꺾을 정도의 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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