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는 없다' 정청래 강경 노선에 출구 마련
與, 일부 쟁점 속도조절 가능성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여야 지도부 회동에 이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독 회담 요구를 수용하며 협치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악수는 없다' 기조를 유지해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회동을 계기로 출구 전략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핵심 개혁 과제는 관철하며 일부 쟁점 사안은 속도조절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택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갖는다. 여야 당대표 외에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이 참석하고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배석할 예정이다.
회동 뒤에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 별도 단독 회동도 이어진다. 이번 회동은 장 대표 취임 직후 우 수석이 축하난을 전달하며 대통령 의중을 전한 뒤 본격 추진됐다. 이에 장 대표는 '단독 회담이 보장되면 응하겠다'는 조건부 입장을 내놨고, 이 대통령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협치 의지를 드러냈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이번 만남이 국정운영에 있어 협치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특별재판부(내란특판) 설치와 '더 센' 특검법 개정안 등 여야 대립이 계속되는 민감한 현안을 회동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있는 많은 법안들이 대통령실과 긴밀한 조율 하에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더 센 특검법 통과, 더 센 상법 개정, 내란특판 등에 대해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설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한 경제계 우려도 전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 경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새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독대를 두고도 "얼마든지 만나서 좋은 말씀을 하고 충분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는 인식에 국민의힘이 공감하지 못하면 협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더팩트>에 "이번 회동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원활히 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정치 파트너는 맞지만, 윤석열과 단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내란 종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 않으면 실질적 협치는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지도부는 회동 추진에는 호응하면서도 내란 사태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 없이 '악수는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 대통령이 이같은 정 대표의 강경 노선에 출구를 마련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이 다 지켜볼 텐데 악수를 안 하겠나"라며 "형식적인 악수가 아니라 진정한 악수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동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지' 질의에는 "실무 단위에서 더 얘기해봐야 하는 만큼 미리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검찰개혁 등 핵심 현안은 관철하면서 '민생 우선' 기조 아래 내란특판 등 일부 쟁점 사안에는 속도조절을 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 대통령이 정 대표의 협치 공간을 열어준 만큼 민주당도 경색 국면을 풀기 위해 모든 현안에 드라이브를 세게 걸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민생 우선 기조 아래 내란특판 등 선별적 쟁점에는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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