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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 프로젝트' 성패 가늠할 관전 포인트…"따로 또 같이"
HD현대·한화·삼성 잰걸음…"국내 현안부터 협력" 목소리도

이재명 대통령이 8월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를 시찰하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를 시찰하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잰걸음을 걷고 있다. 글로벌 방산 공급망 재편 속 '따로 또 같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달 31일 류두형 한화오션 경영기획실장을 ㈜한화 글로벌 부문 대표이사로, 김종서 한화오션 상선사업부장을 한화엔진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재출범한 한화오션을 본궤도에 올린 주역이 전진 배치된 셈이다.

마스가 프로젝트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된 상황에서 한화그룹은 한화필리조선소를 지렛대로 삼은 모양새다. 한화그룹은 한화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인수 대금이 1억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미 투자비를 대폭 늘린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스테아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한국 디섹(DSEC)이 설계와 기자재 공급을 맡고, 미국 조선소가 인력과 시설을 제공해 공동으로 완성한 첫 사례다.

업계에서는 마스가 프로젝트 핵심이 기술 협력과 기자재 교역뿐 아니라 공동설계·공동건조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최근 '미국과 동북아 동맹국의 조선 협력 경로' 보고서에서 모듈화 공급을 활용한 공동 건조를 조선업 재건 방안으로 언급했다.

CSIS 산하 퍼시픽포럼 기관지 펙네트는 지난달 박진호 전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의 '한국 마스가 제안 성공 여부는 공동설계 및 공동건조에 달려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그는 "한국에서 공동설계·공동건조가 채택되면 트럼프 정부도 마스가 추진에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HD현대는 사업 재편을 통해 마스가 프로젝트 본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계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을 합병하고,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해외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할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HD현대
HD현대는 사업 재편을 통해 마스가 프로젝트 본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계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을 합병하고,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해외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할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HD현대

HD현대는 사업 재편을 통해 마스가 프로젝트 본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계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을 합병하고,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해외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할 방침이다. 방산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있다.

HD현대는 현지 조선소 인수·현대화도 추진한다.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기자재 업체 투자, 자율운항·인공지능(AI) 등 첨단 조선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투자는 미국 서버러스 캐피탈과 한국산업은행 등과 손잡고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HD현대와 서버러스가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HD현대가 앵커 투자자 역할을 하는 동시에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 타당성과 경쟁력을 검토하는 기술자문사 역할을 한다. 서버러스는 투자 프로그램을 운용하게 된다.

HD현대는 지난 4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와 손을 잡았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해군 지원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 시선을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비건 마린그룹과 해군 지원함 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비건 마린그룹은 미국 군함 MRO 전문 회사다.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그룹과 전략전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 마린그룹 대표이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그룹과 전략전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 마린그룹 대표이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삼성중공업

업계에서는 미국 상선 분야에서는 각 사가 별도 사업을 벌이나 방산 분야에서는 원팀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한다. 방산 신조 사업은 정부와 정부가 나서는 일인 만큼 방위사업청이 국내 업체와 원팀을 구성해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이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현지 업체와 연이어 파트너십을 맺는 상황에서, 공동건조·공동설계 필요성도 언급된다. 일각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자웅을 겨루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부터 풀어나가는 게 순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글로벌 방산 공급망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원팀' 중요성이 커진 만큼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공동설계·공동건조 방식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DDX 기본설계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 시절 개념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은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사청은 국내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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