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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또 합병 퀀텀점프 시동…'정기선호' HD현대 마스가 대처법
'방산 경쟁력' 강화 방점…건설기계 도약 속도

HD현대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HD현대
HD현대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HD현대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하기로 했다. 한미 조선산업 협력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사업 재편으로 효율성과 이익 극대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앞서 건설기계 부문도 재편에 나서는 등 그룹 전반이 퀀텀점프를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 합병비율은 HD현대중공업 보통주 1주당 HD현대미포 보통주 0.4059146이다. 통합법인은 오는 12월 출범할 예정이다.

HD현대는 "기술·인력·자원 통합을 통해 분산된 역량과 자원을 일원화해 미래 조선업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우위를 지속해 확보하고자 한다"라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방산 공급망 재편 속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영국 군사 전문지 제인스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신규 계약 시장 규모는 올해 24척에서 2034년 215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금액은 같은 기간 43억달러에서 554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일반 상선 시장에서 중국 존재감은 확대되는 분위기다. 한국과 중국 일반상선 점유율은 2022년 각각 16.6%, 47.0%에서 2023년 13.6%, 69.0%, 지난해 13.3%, 75.4%로 격차가 확대됐다. 일본은 2022년 14.5%에서 2023년 8.8%, 지난해 5.7%까지 줄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양국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해군력 강화를 견제하려는 미국 정부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상황도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 배경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모두 특수선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나 포트폴리오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대형 선박에서 강점이 있다면, HD현대미포는 중형에서 강점이 있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출범하면 다양한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HD현대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HD현대

북극항로 개척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쇄빙선 시장이 회복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 배경 중 하나다.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은 중형이라는 점에서 HD현대미포 야드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경쟁력 제고를 노리는 행보로 풀이된다.

친환경 선박 건조에도 합병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다. 그간 친환경 선박 발주를 고민하던 선주들은 중형 선박을 먼저 맡긴 뒤 대형 선박으로 확대하는 행보를 보였다. HD현대미포가 중형 선박을 건조하고, HD현대중공업이 대형을 건조하는 과정을 한 회사에서 할 수 있게 된다.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하면서 다른 HD한국조선해양 계열 HD현대삼호를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것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가 건조하는 선박 종류가 같은 점이 언급된다. 지리적 상황도 있다. HD현대삼호는 전남에, HD현대중공업 울산에 소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통합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을 싱가포르에 세운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넘겨받은 두산비나(가칭 HD현대비나)와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중공업필리틴 등 거점을 관리하며, 커지는 해외사업을 총괄한다.

통합법인 출범에 따른 조직 관리는 숙제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 협상을 놓고 갈등을 빚는 상황이다. 다만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노조 모두 섣불리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있다. 중공업은 규모가 커지는, 미포는 처우 개선이라는 장점이 있다.

HD현대는 HD현대건설기계의 HD현대인프라코어 흡수합병 절차에 이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추진 등 사업재편을 통한 퀀텀점프를 노리는 모양새다. HD현대건설기계는 다음 달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HD건설기계'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에 HD건설기계로 지배구조가 바뀌게 된다. HD현대건설기계는 HYUNDAI, HD현대인프라코어는 DEVELON이라는 각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각 브랜드를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 존재감을 강화할 계획이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 말 정기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각 부문 사업재편을 벌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도 참여해 양국 조선 협력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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