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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한미 정상회담 사절단서 '존재감'…핵심광물 공급망 박차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맞손'
산업부 "희소금속 분야 한미 협력 첫 사례"


고려아연이 25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서예원 기자
고려아연이 25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려아연이 글로벌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에 게르마늄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국이 핵심 광물을 무기로 삼은 상황에서,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 니즈를 노렸다. 록히드마틴을 시작으로 다양한 수요처를 찾아 이익 극대화를 노릴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5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등이 참석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1월 안티모니를 수출하기로 한 뒤 지난 6월 안티모니 20톤을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에 보냈다. 안티모니는 반도체 제조업과 항공우주 분야 솔더 합금, 군사 전자 장비 등에 쓰이는 전략광물이다. 미국은 그간 안티모니 수입 물량 60%를 중국에서 들여왔다.

미중 갈등 속 안티모니 세계 최대 매장 국가인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면서 탈중국 공급망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안티모니 3500톤을 생산한 고려아연이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한미 조선산업 협력 배경이 중국 견제인 것과 비슷한 구조다.

안티모니는 고려아연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고려아연 안티모니 판매량은 2261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했다. 판매액은 같은 기간 306억원에서 1614억원으로 증가했다. 고려아연은 내년 미국으로 연간 240톤 안티모니를 수출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분야에서 손을 잡으면서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존재감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있다. 게르마늄은 방위산업과 우주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글로벌 방산 공급망 재편과 우주산업 발달 상황에서 필요한 소재다.

고려아연은 25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고려아연
고려아연은 25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고려아연

게르마늄 생산도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 140톤 중 68%가 중국산이다. 안티모니와 달리 게르마늄은 고려아연이 생산하던 소재가 아니다. 하지만 록히드마틴이라는 든든한 수요처가 확보되면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 셈이다. 고려아연은 1400억원 상당 자금을 투입해 울산 온산제련소에 게르마늄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이른 시일 내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2027년 시운전과 2028년 상반기 가동 예정인 게르마늄 공장은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게르마늄 메탈 약 10톤)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록히드마틴뿐만 아니라 미국 여러 업체에 수출할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고려아연이 한미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는 지난달 말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협상을 타결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조선업을 비롯한 여러 산업에서 총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미국 업체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핵심 희소금속 분야 한미 협력 첫 성공 사례로,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한층 심화시킬 것"이라고 봤다.

고려아연 미국에서의 존재감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고려아연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는 현지에서 전자폐기물 처리사업을 벌이고 있다. 페달포인트는 지난해 메탈 스크랩 원료 트레이딩 기업 캐터맨을 인수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안티모니도 수요가 커지면서 영업력을 발휘해 수익을 극대화했다"며 "록히드마틴과의 게르마늄 협력뿐만 아니라 탈중국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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