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만으론 미래 성장동력 한계 지적
[더팩트｜우지수 기자] 강승협 대표이사 취임 2년차를 앞둔 신세계푸드가 저수익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대안식품 사업 철수와 급식사업 매각설로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는 모양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강승협 대표가 사령탑에 앉은 이후 저수익 외식 브랜드와 미국 법인 청산 등 구조조정을 이어가며 사업 횰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무디킹과 노브랜드피자 철수, 대안식품 법인 베러푸즈 정리 등 전략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49% 늘어난 21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규모는 6% 줄어든 만큼 강 대표 전략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신세계푸드의 전략은 본업 강화다. 노브랜드버거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콤팩트 매장' 등 신규 가맹 모델을 공개하며 출점 확대에 나섰다. 베이커리 부문은 이마트 내 자체 브랜드 외에도 B2B(기업 간 거래) 영역을 늘려 외형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전임 경영진이 밀어붙였던 대안식품 사업은 후순위로 밀려난 모양새다.
대안식품 시장도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우유 시장은 지난 2022년 4억356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6960만달러로 늘었지만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6%에 그칠 전망이다. 미국은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했고 글로벌 대체육 선두 기업인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도 매출 부진과 구조조정에 시달리고 있다.
대안식품은 송현석 신세계푸드 전 대표가 밀어붙였던 차세대 먹거리다. 송 전 대표는 직접 식음료 컨퍼런스에 참가해 대안식품의 비전을 수차례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2023년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론칭하며 시장 진출을 시도했고 미국 현지 법인까지 설립했다. 그러나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매출은 수천만원대에 그쳤고 베러푸즈는 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결국 올해 청산 수순을 밟으며 B2B 공급 수준으로 사업을 축소했다. 국내 대안식품 사업도 현재 규모를 유지하며 확장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푸드는 기존 사업인 급식·외식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업체들이 군 급식·아파트 커뮤니티·해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대한항공,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패밀리홀 등 대기업과 일부 고급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아워홈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예측이 나오며 사업 범위가 더 좁아질 가능성도 생겼다. 신세계푸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재무구조를 효율화할 수 있지만 외형 축소에 따른 성장성 약화 우려를 동시에 안게 될 전망이다.
경쟁사들은 외형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채널을 적극 찾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K-푸드 인기를 발판 삼아 해외 고객사 비중을 크게 늘리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 아워홈은 군 급식 위탁 확대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또 CJ프레시웨이는 아동, 시니어층을 공략한 식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데 비해 신세계푸드는 신사업을 축소하며 경쟁사와 다른 행보를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사업 정리로 인한 수익성 개선 효과는 긍정적이지만 신세계푸드가 차세대 성장 카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안식품과 같은 미래지향 사업을 줄이는 것은 장기 성장 측면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럼에도 신세계푸드는 내실을 다지면서 체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없으나) 다양한 사업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기존 사업들 사이에 연계 효과를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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