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동대문=이선영 기자] "학점이 낮아도 은행권 합격은 가능합니다. 보완할 수 없는 학점 같은 부분은 과감히 내려놓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더 중요하죠. 어떤 경험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노력을 했는지가 드러나면 좋습니다. 자격증 취득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현장에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예비취업자들이 모였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채용 박람회에 참여한 이들의 얼굴에는 진지함과 긴장감이 공존했다. '현직자 코칭챗'에서는 선배들의 생생한 조언이 쏟아졌고, 각 사별 합격 전략을 듣기 위해 구직자들은 부스를 오가며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단정한 면접 복장을 갖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는 처음으로 탈의실과 휴게공간이 마련돼 일부 참가자들은 편한 옷차림으로 와 현장에서 면접복으로 갈아입기도 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면접과 상담에 나선 취업준비생, 금융사 관계자들로 현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 박람회에는 은행·증권·보험·금융공기업 등 금융기관 76곳과 핀테크·IT기업 4곳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주최 측은 이틀간 약 3만명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DDP 아트홀 1관과 2관으로 나눠 부스를 배치했다. 현장면접, 모의면접, 고졸채용상담, 금융브랜딩 컨퍼런스 등 다양한 현장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개막식이 시작된 오전 9시 20분 이후 각 사 부스 근처엔 면접을 대기하는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계단과 바단에 앉아 면접을 준비하고 노트북에서 메모장을 켜 면접 답변을 준비하기도 했다. 표정과 말투, 몸짓을 점검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북적였던 곳은 현직자 코칭관이다. '현직자 코칭챗'은 현직자가 회사 사업부문, 인재상 등을 직접 설명하면 취업준비생들이 그에 대해 직접 질의하고 답을 들을 수 있는 작은 채용 설명회다. 메모장을 펴 궁금했던 부분을 질문하고 답변을 받아적는 구직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 은행권 현직자는 "IT 관련 면접에서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기술적 역량보다는 배우려는 태도와 자세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탑워치를 활용해서 100문제를 많이 풀고, 은행 상품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한다"며 "은행 상품에 대한 꾸준한 공부도 필요하다. 현직자가 꼬리 질문을 이어가면 상품 이해도가 드러나기 때문에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은행 가운데 12개 은행은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한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현장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12개 은행 중 신한·하나·우리 등 8개 은행이 이틀간 현장면접을, 부산·경남·광주·전북 등 4개 은행이 하루씩 현장면접과 상담을 진행한다. 은행권 현장면접 우수자는 향후 공채에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지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실시간 화상면접과 AI 모의면접도 관심을 끌었다. AI 면접을 체험한 김 모씨(20)는 "강점과 약점을 명확하게 짚어줘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코칭관을 다녀간 이 모씨(24)는 "은행권 취업을 원하고 있었는데 막연했던 꿈이 구체화됐다. 어떤 부분을 덜어내고 집중해야 할지 보였다"고 했다.
최창현 씨(28)는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직접 경험해보니 더 가고싶은 마음이 생겼다. 금융 공기업 위주로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 행사에 참석한 뒤 은행장들은 부스를 찾아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이 부스를 돌며 현장을 살폈다.
채용 박람회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금융권 하반기 채용은 이달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일 우리은행이 185명 규모의 신입 행원 채용 계획을 발표했고, 하나은행은 이달 말 하반기 공고를 예고했다. KB국민·신한은행도 세 자릿수 규모의 채용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축사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권에서 앞으로도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청년이 금융부문 업무를 체험할 수 있는 인턴 기회도 많이 제공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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