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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로비' 이종호, 한강서 휴대전화 증거인멸…금전거래 알리바이도
특검 "휴대전화 파손 심해…발로 밟아 연기 날 정도"
측근 증거인멸 혐의 입건…김건희특검 증거 제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7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7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의 측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한강공원에서 파손하는 현장을 포착하고, 이에 가담한 이 전 대표의 지인을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다. 또 이 전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 관련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10일 특검의 압수수색 이후 측근과 함께 한강공원에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특검팀이) 그 현장을 보고 있었고 촬영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손이 많이 돼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며 발로 밟아서 연기가 날 정도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 특검보는 "이후 같은달 24일 이에 가담한 이종호의 측근 A씨 자택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고 휴대전화 여러 대를 압수했다"며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서 이종호의 변호사법 위반 관련 알리바이를 만들고 있는 현장을 발견, A씨의 증거인멸 혐의를 인지해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전거래 관련 내용을 메모한 것들을 압수했다. 금전거래 경위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를 메모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또 "채상병특검 수사대상은 아니지만 변호사법 위반 관련 금전거래 내역을 정리한 메모를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김건희특검에 (압수물들이) 갔다"며 "그게 이 전 대표 구속영장실질심사 때 증거로 제출됐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날 1시30분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이 전 대표와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A씨를 상대로는 한 차례 조사를 진행했으며 추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의 구명로비 의혹 수사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해병대원 채 상병 사건 관련 윤석열 정부의 공수처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 등을 수사한다. 특검법에 명시된 8개의 수사대상 중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이 김건희 여사 등에게 임성근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 사건'이 포함됐다.

사건을 초동수사한 해병대수사단은 같은해 8월 임 전 사단장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곧바로 자료를 경찰에게서 회수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배당했다. 조사본부는 재수사를 통해 임 전 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만 경찰에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개입해 임 전 사단장이 피의자에서 제외됐다는 '구명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대표가 대통령 부부를 뜻하는 'VIP'를 언급하며 임 전 사단장을 구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가 언론에 공개됐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여자들이 구명로비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주포이자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정필 씨에게서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1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5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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