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정치적 퍼포먼스…지지층 똘똘 뭉쳐야 유리"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일 '정치보복' 프레임을 내세우며 지도부 차원의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다. 불과 5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의 장외 투쟁을 겨냥해 "민생을 내팽개쳤다"며 맹비난했던 국민의힘이 정작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이날 오후 현장에서 두 차례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를 규탄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후 1시 50분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민중기 특검 사무실, 이어 오후 3시 2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장외 투쟁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중기 특검팀 사무실에 항의 방문해 "야당탄압 정치보복 압수수색 중단하라" "민주주의 파괴특검, 당원명부 사수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송 위원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심장부인 중앙당사를 들이닥쳐 500만에 이르는 당원들의 계좌번호까지 강탈하려 한다"며 "위법적 압수수색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유력 당권주자도 일찌감치 대여 투쟁 대열에 합세했다. 김문수 당대표 후보는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를 막기 위해 이날까지 6일째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1층 로비에서 무기한 숙식 농성을 이어 나가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하나로 힘을 모아 특검의 불법·부당한 당원 명부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며 "저 혼자서라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단식·삭발과 천막 농성 등 장외투쟁에 몰두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원내대표를 맡았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월 11일 "민주당이 국회의 본령인 민생과 경제를 내팽개치고 오로지 장외 정치투쟁에 몰두한다"고 비판하며 지도부 차원의 장외 투쟁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이번 사안에서는 지도부가 직접 거리로 나서 당사와 특검 사무실, 법원 등 곳곳에서 장외 투쟁을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장외 투쟁을 통해 특검 비판 수위를 높임으로써 지지층의 결속을 다져 현 지도부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내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종의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며 "지지층이 똘똘 뭉쳐야 전당대회에서 현 지도부가 유리한 후보가 당선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갈등 봉합을 위해 일시적으로 공동 투쟁의 목표를 설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 지도부가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이벤트라는 의미다. 박 평론가는 "강성 지지자들의 결속을 통해 당권을 유지하겠다는 다분히 정략적인 행동"이라며 "현장에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 지도부가 당내 극심한 분열과 갈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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