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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붉은사막' 출시 또 지연…주가·신뢰도 동반 추락
투자자 불만·청원까지…"헛된 기대만 키웠다" 지적
증권가 "추가 지연 가능성 높아…리스크 유의해야"


펄어비스의 기대작 '붉은사막' 대표 이미지 /펄어비스
펄어비스의 기대작 '붉은사막' 대표 이미지 /펄어비스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의 출시 일정을 또다시 미뤘다. 당초 올해 4분기로 잡았던 출시 계획을 내년 1분기로 연기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지연이 투자자 신뢰에 직격탄이 됐다. 실적 부진까지 겹치며 경영 불확실성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고, 회사의 일정 준수 능력에 대한 회의감도 짙어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허진영 펄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로 약속했던 붉은사막 출시 일정을 지키지 못해 사과드린다"며 "출시 일자를 내년 1분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허 CEO는 "의미 있는 규모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 선택에 넓은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스케일이 큰 트리플A급 콘솔 게임을 처음 출시하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유통, 보이스오버, 콘솔 인증 등 여러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면서 부득이하게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대표작 '검은사막'의 후속작으로, 광활한 대륙을 무대로 용병들의 이야기를 그린 PC·콘솔 액션 어드벤처다. 지난 2018년 개발에 착수해 2019년 티저 공개 당시부터 주목받았지만, 출시 일정은 2021년 하반기에서 2022년 하반기, 2023년 하반기, 올해 4분기를 거쳐 이번에 다시 내년 1분기로 조정됐다.

펄어비스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96억원, 영업손실 118억원, 당기순손실 227억원을 기록했다. /펄어비스
펄어비스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96억원, 영업손실 118억원, 당기순손실 227억원을 기록했다. /펄어비스

잇단 지연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또 미루냐, 지겹다", "출시 전에 질리겠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주주는 국민청원까지 올려 "주주를 기만하는 경영진에 엄벌을 촉구한다"며 처벌과 시장 질서 회복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 실적도 악화 중이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18억원으로 전분기(52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22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검은사막 단일 IP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해당 IP 매출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 역시 우려를 표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양치기 소년의 말로는 어땠나'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올해 4분기 출시 목표로 밝혀왔던 붉은사막 출시 목표 일정이 내년 1분기로 재차 연기됐다. 추가적인 연기 가능성 역시 높다고 판단한다"며 "2018년에 개발이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개발 기간은 7년 이상으로 장기화되고 있다. 최초 출시 목표(2021년 4분기)로부터는 이미 4년 이상 연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붉은사막 최초 매출 반영 시기를 내년으로 변경하면서 해당 연도 영업이익 추정치는 51% 상향한다"면서도 "다만 출시 일정의 불확실성 확대와 흥행 가능성 축소를 감안해 타겟 멀티플은 39% 낮췄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개발, 마케팅, 퍼블리싱, 게임 존재 여부 모두 의구심이 든다"며 "반복적인 출시 지연은 투자 심리에 상당히 부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 특히 회사는 지연 사유로 매번 개발 완성도 제고, 파트너사와의 협업 문제 등을 언급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B2C 마케팅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스팀 지표가 저조한 상황(현재 기준 위시리스트 순위 44위·팔로워 수 약 3만7000명)을 고려하면, 현재 마케팅 성과에 대한 의구심까지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 연구원은 "출시 일정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스팀 지표 상 흥행 성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 보수적인 접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게임 개발사 특성상 일정 지연은 있을 수 있지만, 펄어비스는 그 빈도가 지나치게 잦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의 분노는 실적 발표 컨콜 때마다 '붉은사막, 다음 분기 출시 임박'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했지만, 이 약속이 계속 어겨지면서 누적된 것"이라며 "주가를 부양·방어하려는 스탠스가 오히려 헛된 기대만 키우고 있다. 업계 시각에서 봐도 상당히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전례가 '도깨비'"라며 "지난 2022년쯤 영상을 처음 공개해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고 덧붙였다.

펄어비스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펄어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9450원(24.17%) 내린 2만9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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