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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파' 이시바, 불거지는 퇴진설…한일 관계 영향은
선거 패배·관세협상으로 퇴진 압박 거세져
우익 인사 다카이치 사나에 후보로 주목
"퇴진 후 한일 관계 변화 없을 것" 관측도


한일 관계에 있어 '온건파'로 불리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퇴진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양국 관계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와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한일 관계에 있어 '온건파'로 불리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퇴진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양국 관계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와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퇴진설이 불거지고 있다. 일본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데다 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된 영향이다. 한일 관계에 있어 '온건파'로 불리는 이시바 총리의 퇴진 이후 한일 관계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일본산 제품에 대해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일본이 5500억달러(약 760조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2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미일 관세 협상 타결을 계기로 이시바 총리가 이르면 이달 안에 퇴진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이시바 총리가 다음 달 말까지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같은 날 아소 다로,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등 3명의 전직 총리와 회담 후 "거취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며 퇴진설을 일축했다.

이시바 총리는 참의원 선거의 패배로 이미 위기를 겪고 있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지난 20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의석수 50석 확보에 실패했고, 우익 정당인 참정당은 기존 1석에서 14석을 추가로 얻어 15석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지난 6월 도쿄 도의회 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까지 3번 연속 패배한 것이다. 이에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양원 의원 간담회를 오는 28일 개최한다.

이로 인해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등이 새로운 총리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1~22일 실시한 긴급 전국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중심의 정권 계속될 때 차기 총리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에 각각 26%, 2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우익으로 평가된다. 매년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겨뤘을 때도 "총리가 되면 총리로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시바 총리의 위기와 함께 한일 관계도 불안한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군함도 등재 이행 조치에 관한 추가 논의를 거부했고, 지난 15일에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담은 '방위백서'를 발표했다.

이시바 총리는 그간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취임하자 축하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에 화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이시바 총리와 먼저 통화했고, 캐나다 G7(7국) 정상 회의에서 "일본과 한국은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시바 총리는 캐나다에서 귀국한 지 하루만인 지난달 19일 도쿄에서 한국 대사관 주최로 열린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하기도 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이시바 총리가 한일 관계의 '좋은 카운터파트'라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그의 미래에 대해선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2022년 10월 17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가 봉납한 공물의 모습. /뉴시스
학계 전문가들은 이시바 총리가 한일 관계의 '좋은 카운터파트'라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그의 미래에 대해선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2022년 10월 17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가 봉납한 공물의 모습. /뉴시스

학계 전문가들은 이시바 총리가 한일 관계의 '좋은 카운터파트'라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그의 미래에 대해선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23일 개최된 국회외교안보포럼에서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이시바 총리의 행보에 대해 "2012년 이후 진행됐던 아베의 노선과는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또한 "(이시바 내각은) 일정 정도 우리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참의원 선거 결과를 두고는 "이시바 내각이 패배한 결과가 됐지만 참패라고 말하기까지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이 마주하고 있는 내외적인 여건을 봤을 때 어려운 상황은 맞지만, 중의원과 참의원의 소수 여당으로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 "이시바 총리가 내려올 가능성이 높게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자민당 중앙당 내에서도 (이시바 총리를) 끌어내리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지방 당의 점조직에서도 커지고 있다"며 "8월 말까지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시바의 역사 문제 인식과 한국을 중시하는 측면을 볼 때 좋은 카운터파트였던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새로 총리가 교체되더라도 매우 우려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총리가 되기에는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이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서 모두 과반을 잃어 야당과의 조율이 불가피하고, 당내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곧바로 총리가 되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다카이치를 제외한 다른 후보군의 경우 한국과의 관계, 외교 안보 정책을 볼 때 (이시바 총리와)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을 적대하거나 한일 관계를 지나치게 경시하는 후보가 많지는 않아 보인다"고 부연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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