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 남양주시 한 음식점에서 육회비빔밥을 먹은 26명이 집단으로 설사와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여 관계 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경기도는 질병관리청 수도권 질병대응센터와 함께 지난달 19일 남양주 한 음식점에서 발생한 집단 증상이 장출혈성대장균(EHEC) 감염병인 것으로 확인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과 경로 등을 파악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음식점에서 육회비빔밥을 먹은 29명 가운데 26명(89.7%)이 다음 날부터 증상을 호소했다. 지금은 모두 증상이 완화된 상태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은 유증상자 검체 21건 가운데 8건에서 EHEC 병원체를 확인했으며, 해당 음식점에서 보관 중인 소고기와 육회비빔밥 재현식에서도 EHEC 병원체를 파악했다. 다만, 음식점 조리 종사자나 조리도구에서는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다.
EHEC 감염증은 출혈성 장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6~8월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제2급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이다. 감염되면 심한 경련성 복통, 오심(구역질), 구토, 미열, 설사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증상은 5~7일 안에 대체로 나아지지만 주로 10세 미만 어린이나 어르신 등 환자의 10%는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Hemolytic Uremic Syndrome)으로 발전할 수 있고, 이 경우 소아에서의 치명률이 3~5%에 이른다.
주요 감염 경로는 오염된 식품이나 물 섭취이며, 소고기나 생채소류를 통한 감염과 집단발생 사례가 많다. 사람 간의 전파도 가능하다.
경기도와 질병관리청(수도권질병대응센터)은 위험 노출 시기 내 추가 유증상자 발생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해당 음식점과 소고기 납품업체의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감염 원인과 구체적인 전파 경로를 확인할 예정이다.
도는 EHEC 감염증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말 현재 도내 EHEC 감염증 신고 건수는 모두 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명보다 약 2.2배(117.6%), 최근 5년 평균(22.8건)보다 62.3% 많은 수준이다.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오염된 육류나 올바르게 세척하지 않은 야채류 섭취가 EHEC 감염증의 위험 요인"이라며 "올바른 손씻기와 음식 익혀 먹기, 위생적인 조리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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