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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복용 후 운전, 괜찮을까…전문가들 "스스로 상태 점검 중요"
방송인 이경규 씨, 약물운전으로 입건
전문가들 "스스로 운전 가능 여부 잘 판단해야"


방송인 이경규 씨가 약물운전으로 입건되면서 약물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방송인 이경규 씨가 약물운전으로 입건되면서 약물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방송인 이경규 씨가 약물운전으로 입건되면서 약물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지약물이 아닌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은 물론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약 중에서도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약 성분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만큼 개개인이 자신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고 주문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은 다양하다. 이혜정 대한약사회 학술이사는 "약물운전이 우려되는 약물을 법이나 규칙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며 "복용한 후 졸음 등 운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국에서 '운전하면 안 된다'고 약사가 직접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로교통법 제45조는 술에 취한 상태 외에 과로, 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인 운전을 하지 못하는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약물'은 마약, 대마 및 향정신성의약품, 그밖에 행정안전부령에서 정하는 흥분·환각·마취 작용을 일으키는 유해화학물질 등을 말한다.

그러나 해당 약물이 아니더라도 운전 능력에 영향을 주는 약물은 매우 광범위하다. 혈압약의 경우 처음 복용한다면 평소보다 혈압이 낮아져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항콜린제는 장기간 사용하면 인지 기능이 저하될 수 있는데 이는 요실금 등 배뇨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사용되지만 멀미 완화, 위경련 감소 등의 용도로도 사용된다. 졸음과 주의력 저하를 유발하는 항히스타민제도 수면유도제, 항불안제 등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감기약, 멀미약 등에 널리 사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관계자는 "약물의 효능은 개인별 약물 흡수분해 속도 차이, 연령, 기저질환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어 일률적으로 운전금지 시간을 정하는 것은 의학적·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며 "환자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식약처가 운영하는 '의약품안전나라'에서는 제품명을 검색하면 운전 주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약물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개개인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윤호 기자
전문가들은 약물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개개인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윤호 기자

특히 일부 의약품은 도로교통법 제45조의 '약물'에 해당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이 약물운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간이시약기는 필로폰, 암페타민, 대마초, 코카인, 모르핀, 펜시클리딘 등 6종을 확인한다. 이들은 모두 불법 마약류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직접 처방되지는 않는다. 다만 의료용 마약 중 화학적 구조가 유사한 경우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ADHD 치료에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는 필로폰·암페타민과 화학적 구조가 유사해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식욕억제제인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 항우울제인 부프로피온, 코 막힘 약 슈도에페드린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항우울제 트라조돈은 대사 산물이 암페타민을 검출하는 키트와 반응해 교차반응으로 인한 양성이 나올 수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 셀레길린은 몸에서 대사되면서 암페타민 성분으로 일부 변환되기 때문에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모르핀을 검출하는 시약은 유사한 구조의 아편계 약물에 모두 반응한다.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코데인과 디히드로코데인은 체내에서 모르핀으로 대사되기 때문에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마약성 진통제로 사용되는 옥시코돈, 히드로코돈도 화학적 구조가 유사하다. 트라마돌 성분의 진통제 또한 대사 산물이 모르핀 시약에 반응할 수 있다. 펜시클리딘을 검출하는 키트는 기침약으로 사용되는 덱스트로메토르판, 마취제로 사용되는 케타민, 항우울제로 사용되는 벤라팍신, 알러지약 디펜히드라민 등의 약물들과 반응할 수 있다.

특히 약물운전은 사전에 단속 등으로 적발하기 어려운 만큼 개인의 판단이 중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운전이 적발되는 경우는 주로 사고 이후"라며 "교통사고가 났을 때 현장에서 운전자의 상태를 보고 판단한다. 음주 측정을 했는데 안 나오면 약물 검사를 추가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몸 상태가 운전하기 적절하지 않다면 운전을 안 해야 한다. 스스로 자기 상태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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