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위비 인상 요구에 "국익 관점에서 접근"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재명 정부 첫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3 비상계엄 당시 관여한 군 관계자들에게 확실한 신상필벌을 공언했다.
안 후보자는 27일 서울 용산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군심이 흐트러져 있고,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자는 "2008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을 해왔다"며 "40여 년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익혔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서 우리 군을 참 국방, 진정한 국방,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그의 군 경력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군이 개입했던 과거사를 언급하며 이번에 확실히 도려내 군에 새살이 돋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에 가담했던 군 인사들에 대한 척결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안 후보자는 "우리가 일제 36년, 6·25전쟁, 5·16쿠데타, 12·12반란 등 과거의 역사에 대한 정리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에도 이런 일(비상계엄)이 반복된다고 생각한다"며 "12·3 불법계엄 문제를 척결하지 않고 간단하게 소독약만 뿌리고 덮고 가면 또 다른 아픔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도려낼 부분을 돌려내서 새살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대가 예전 군대하고 달랐고, 달랐기 때문에 결국은 12·3 내란 계엄이 실패한 것 아니겠냐"며 "신상필벌의 원칙에 의해서 잘한 사람들은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들은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군 내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견간부의 이탈 문제가 있고, 군 충원 문제와 병심이 많이 상실돼 있다"라며 "자긍심은 자신감에서 나오고, 자신감을 살려줘야 우리 군이 병영에서 신명 나고 신바람 나는 군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북한 문제 그리고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재검토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을 바라보겠다"며 "9·19합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지금 바로 복원하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상황과 여건을 조합해 보면서 어떤 것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가, 어떤 것이 남북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인가를 최적화시키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한다"라며 "먼저 민간 차원에서 (북한과) 교류하고 그 이후에 9·19합의도 복원해서 한반도 평화의 기류가 흐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방위비 협상도 현안 과제다. 안 후보자는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력 10위, 국방력 5위의 국가"라며 "더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임해야 한다". 수동적인 자세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국익 관점에서 하겠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자가 임명되면 64년 만의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
한편 9·19합의는 2023년 11월 22일 정부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대응해 9·19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 정지를 선언하자 북한은 다음날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6월 4일 9·19합의 전면 효력 정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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