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국민의힘, 방구석 여포 정당…연대 논의 이르다"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개혁신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대선 내내 단일화·합당 이슈로 곤욕을 치렀던 개혁신당은 일찌감치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21~22일 서울 지역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20여 명과 잇달아 만찬을 가지며 보수 진영의 혁신과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단일 후보로 가도 쉽지 않은 판에 내년 지방선거에 개혁신당이 후보를 배출해 표를 가져가면 어떻게 하겠나"라며 "이준석 의원을 반드시 영입해야 한다. 당협위원장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지난 6·3 대선 당시 개혁신당과의 단일화 무산이 아쉬운 대목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실패로 수도권과 청년층에서 보수표가 분산되며 패배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번 오 시장의 발언은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보수 통합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오 시장의 발언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선 내내 단일화 논란에 시달린 만큼 관련 논의 자체가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 개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오 시장의 발언은 개인 의견일 뿐, 당 차원에서 합당이나 연대 계획은 전혀 없다"며 "대선 때도(단일화 압박) 그렇고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지난 대선 유세 기간 내내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관련 해명을 이어가야 했다. 당 내부에서도 '합당론'이 당 정체성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현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학생 조직인 미래희망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당 조직 재정비에 착수한 상태다. 일부 인사들은 출마 준비에도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도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다른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국민의힘을 '방구석 여포'라고 규정하며 합당설에 대해 불쾌한 입장을 내비쳤다. 현시점에서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통합이 아니라 쇄신이라는 것이다.
그는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정당과는 언제든 연대할 수 있다고 말해왔지만,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의 국민의힘은) 개혁은 요원해 보이고, 친윤 인사가 원내 사령탑을 맡은 점도 그렇고 당내 비주류인 소신파들에게는 으스대고 깡패처럼 대하는 방구석 여포 같은 정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연대와 통합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고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며 "오 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개혁이 요원해 보이고 선거에서 질 것이 뻔하니 답답한 마음에 개혁신당을 언급한 것 아니겠느냐"고 일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는 7월 예정된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현 상황과 달리 보수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당 대표가 이준석이 되면 어떤 승부수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 의원이 당 대표로 복귀해 보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를 경우, 여론을 타고 국민의힘과의 당 대 당 합당도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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