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안재홍의 완벽한 앙상블·시원한 액션 시퀀스가 매력적
[더팩트｜박지윤 기자] 쉴 새 없이 터진다. 장기이식을 받고 초능력을 얻게 됐다는 신선한 설정과 함께 개성이 뚜렷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들의 차진 티키타카 그리고 눈을 뗄 수 없는 시원한 액션이 어우러져 기분 좋은 2시간을 선사한다. 작품의 재미와 진정성으로 유아인 리스크를 제대로 극복한 '하이파이브'다.
오늘(30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 '스윙키즈' 등을 통해 독창적인 연출 스타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작품은 의문의 초능력자 장기를 이식하고 특이하게 소멸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폐를 이식받고 강풍의 초능력을 얻게 된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분)은 인터넷에서 심장을 이식받고 괴력의 초능력이 생긴 태 권소녀 완서(이재인 분)가 빠르게 뛰는 영상을 보고 그를 찾아간다.
그렇게 서로의 초능력을 확인한 두 사람은 프레시 매니저 선녀(라미란 분)와 FM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분) 그리고 힙스터 백수 기동(유아인 분)까지 각각 신장 간 각막을 이식받고 건강해진 몸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초능력을 얻게 된 이들을 하나둘씩 모은다.
수술 후 생긴 각양각색의 표식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한 팀이 되려고 하지만 그동안 살아온 환경부터 성격과 취향까지 제각각인 이들은 모이기만 하면 다툼과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그러던 와중에 췌장을 이식받은 새신교 교주 영춘(신구·박진영 분)이 젊음을 흡수할 수 있다는 특별한 능력을 깨닫고 평생 꿈꿔온 절대자가 되기 위해 나머지 이식자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과연 한 팀이 될 수 없을 것 같은 개성 넘치는 완서 지성 선녀 약선 기동이 힘을 합쳐 영춘을 물리칠 수 있을까.
장기이식을 받고 초능력이 생긴다는 독특한 발상과 신선한 소재로 출발한 '하이파이브'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차진 티키타카와 다채로운 '케미'로 관객들의 웃음을 제대로 책임진다. 그러면서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이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는 성장 서사와 부성애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따뜻한 의미도 더한다.
여기에 속도감 있는 전개와 함께 펼쳐지는 시원한 액션 시퀀스, 적재적소에 삽입돼 귓가를 기분 좋게 때리는 다양한 음악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매력적인 강형철 표 오락영화다.
물론 빌런과 맞서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가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하이파이브'는 지루할 틈이 없다. 잘 짜인 글을 완벽하게 소화한 배우들의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재인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완서 그 자체로 존재하며 극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또한 그는 고난도 와이어 액션과 태권도 동작 등을 완벽하게 섭렵한 파워풀한 액션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그동안 여러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안재홍은 작정하고 웃기려고 하지 않아서 저항 없이 터지게 되는, 이번에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힙스터를 만난 유아인은 자신에게 착 붙는 옷을 입은 만큼 잘하는 걸 계속 보여준다. 여기에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도 제 몫을 해내며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룬다.
'하이파이브'는 2021년 크랭크업했고 2023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지면서 잠정 연기됐던 작품이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됐지만 이러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 깊다. 유아인의 존재 자체가 진입장벽이 될 수 있고 초능력 물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면 선뜻 선택하기 어렵겠지만 마음의 문을 살짝 열고 관람한다면 분명 기분 좋게 극장가를 나설 수 있을 것이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9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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