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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저성장 쇼크"…한은, 기준금리 0.25% 인하 단행
연 2.75%에서 2.50%로 0.25%p 인하
연간성장률 전망 0.8%로 추락…내수 부진·수출둔화 '뚜렷'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내수 부진 장기화와 더불어 미국 상호관세 충격에 수출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8%로 주저앉자,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기존 2.75%의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인하해 2.50%로 결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 2022년 10월 11일(2.50%) 이후 2년 7개월 만에 2.5%대로 내렸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한 결과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일~21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금리 인하는 경제성장률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0.8%로 지난 2월 전망치(1.5%)보다 0.7%p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20년 8월 1.1%p 조정 이후 최대폭의 하향조정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안정세가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인하하여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국내경제는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지연과 수출 둔화로 1분기 역성장에 이어 4월에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면서 "향후 성장경로에는 무역협상전개 상황, 정부 경기부양책,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한은 외에도 해외 투자은행(IB) 등을 비롯해 국내외 기관들은 우리나라 성장률을 0%대로 제시하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0%로 내다봤지만, 이는 1분기 역성장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건설 경기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상호관세 충격에 따른 수출 부진이 반영됐다. 특히 올해 1분기 깜짝 역성장(-0.2%)을 거두며 경기 침체 신호가 뚜렷해진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 강도가 예상보다 크다는 점도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 시장에서의 변동성이 다소 완화된 점도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확고히 만든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환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1444.31원이던 원·달러 평균 환율은 이달(1일~28일) 평균 1395.22원으로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기에 상대적으로 환율이 상승할 여지가 있는데, 환율이 낮아진 상황이기에 금리 인하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인 7월에 기준금리 동결을, 그 다음인 8월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금리 인하에 속도조절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직 새정부가 들어서지 않은데다, 통화·재정 정책의 수립과 공조를 위해 당분간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금리 인하가 자칫 집값을 끌어올려 가계부채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한은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2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보다 2조8000억원 늘어난 숫자이며, 지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의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는 앞으로 7월, 8월, 10월, 11월 총 네 차례가 남아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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