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연우진(왼쪽)은 수의사 강선생 역을, 신시아는 천부적인 킬러의 재능을 지닌 손톱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연우진과 신시아가 착 붙는 필모그래피 속 퍼스널컬러(타고난 개인의 신체 컬러)를 만나 '파과'의 킥이 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파과'(감독 민규동)에서 이혜영은 모든 킬러가 열광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전설의 킬러 조각 역을 맡아 유례없는 60대 여성 킬러를 탄생시켰고, 김성철은 조각을 찾기 위해 킬러가 된 미스터리한 남자 투우로 분해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극을 묵직하게 이끌었다.

그리고 연우진과 신시아는 각각 수의사 강선생과 천부적인 킬러 재능을 지닌 손톱을 연기하며 전설적인 60대 여성 킬러와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의 예측할 수 없는 대립을 탄탄하게 뒷받침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두 사람은 작품의 예상치 못한 킥이 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연우진(위쪽)은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와 '서른, 아홉'에 이어 '파과'에서 또 한 번 의사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NEW

먼저 수의사 강선생으로 분한 연우진은 거칠고 낯선 킬러들의 세계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면서 이혜영과 김성철의 관계를 뒤흔드는 존재로 활약한다.

아내를 잃고 어린 딸과 단둘이 살고 있는 강선생은 유기견을 구조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조각의 비밀을 목격한 밤을 기점으로 예기치 못하게 킬러들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인물이다. 이후 40년을 킬러로 생활한 조각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양심의 딜레마를 겪는 강선생은 결국 조각과 투우의 대결에 불을 붙이는 매개체가 된다.

그동안 연우진은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 '이판사판' '정숙한 세일즈', 영화 '특송' '아무도 없는 곳' 등을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그는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항문외과 의사 동고윤 역을 맡아 다정함과 엉뚱함을 모두 장착한 매력적인 인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건넸고, JTBC '서른, 아홉'에서 피부과 의사 김선우 역을 맡아 차미조(손예진 분) 밖에 모르는 순애보로 보는 이들의 설렘을 자극했다.

이렇게 의사 가운과 좋은 합을 보여줬던 연우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의사 캐릭터를 만나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는 이혜영과 딱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독특한 관계성을 형성한 캐릭터로 존재하며 눈길을 끈다.

특히 연우진은 상대를 제거하려고 칼을 드는 킬러들 사이에서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메스를 드는 의사로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자아내며 액션 영화인 '파과'에서 본질적으로 건드는 정서를 담당하며 작품을 환기시킨다.

신시아(위쪽)는 이혜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서사를 완벽하게 그려낸다. /NEW

여기에 신시아는 천부적인 킬러 재능을 지닌 손톱으로 분해 이혜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과거 시점의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펼쳐낸다.

하얀 얼굴에 핏자국이 번진 채 눈밭에서 쓰러지는 장면으로 영화의 포문을 여는 그는 킬러 신분의 조각이 되기 전 순진무구했던 설화에서 쓰레기들을 방역하는 류(김무열 분)를 만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손톱으로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신시아는 눈 속에 핀 꽃을 뜻하는 설화 시절에는 연약하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방역 업자로 거듭난 손톱으로 각성한 후 냉정한 킬러의 면모를 드러낸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의해 여러 감정을 절제하다가도 건장한 남성들과 격렬하게 부딪히는 액션 시퀀스를 군더더기 없이 소화하며 짧은 분량임에도 '이혜영의 아역'을 넘어 '배우 신시아'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앞서 그는 2022년 개봉한 영화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2022)에서1408:1 경쟁률을 뚫고 초토화된 비밀 연구소에서 깨어난 소녀이자 절대적 능력자를 연기하며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약 3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신시아는 이번에도 피로 물든 강렬한 비주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배우 김성철 신시아 이혜영 연우진(왼쪽부터)이 출연한 영화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 조각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숨 막히는 핏빛 대결을 그린다. /장윤석 기자

구병모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 조각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숨 막히는 핏빛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메가폰을 잡은 민규동 감독은 원작과 기본적인 설정을 같게 하면서도 조각의 내면에 집중한 소설과 달리 투우의 비중을 늘리면서 두 인물의 서사와 갈등에 더 포커스를 맞췄다. 또한 주변 인물 설정에도 변화를 꾀하고 현재와 과거가 같은 시간대에 있는 것 같은 비선형 플롯 구조로 독특한 연출 방식을 더하며 원작과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했다.

이 가운데 연우진은 원작에서 조각의 주치의 병원에서 페이닥터로 일하는 인물이었으나 영화에서 수의사로 설정이 바뀐 인물을 연기하며 신선함의 한 축을 담당했고, 신시아는 주인공의 아역 시절을 연기함과 동시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서사를 그려내며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파과'는 개봉 첫날 3만 3390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4위로 다소 아쉽게 출발했지만 CGV 골든에그지수 92%를 달성하며 실관람객의 높은 만족도를 입증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이는 동시기 개봉작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70%)와 '썬더볼츠*'(91%)를 뛰어넘는 수치로,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와 함께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호평 가득한 입소문에 힘입어 보다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것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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