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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상>] 관저 퇴거한 윤석열, '상왕 정치' 예고?
한동훈, 민생 행보 중 "배신자" 소리 들어
'우크라' 젤렌스키, 중국인 2명 생포 주장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했다.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당한 지 일주일만이다. 퇴거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으쓱하는 표정을 짓거나 활짝 웃어 보였다. 헌재가 지난 4일 결정문에서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라고 엄히 꾸짖었던 것이 무색했다. 윤 전 대통령은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위헌·위법의 12·3 비상계엄 철퇴를 맞고 불명예 퇴진한 그가 조기 대선 과정에서 '상왕 정치'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수괴 혐의 피고인인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누가 보면 명예롭게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대통령인 줄 알겠다"라고 비판했다.

-6·3 대선 총성이 울린 가운데 여야 대권 주자들이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다.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가 예상되는 민주당과는 반대로 국민의힘은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중진인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도 대선 출마를 예고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선이 52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정세가 급변하는 엄중한 상황이다.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인물은 누가 될까. 변덕스러운 봄 날씨만큼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변치 않을 중요한 점은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해 분골쇄신할 지도자가 절실하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를 퇴거하면서 지지자들을 인사하는 모습. /서예원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를 퇴거하면서 지지자들을 인사하는 모습. /서예원 기자

◆파면 뒤에도 끊이지 않는 윤석열의 메시지

-윤 전 대통령이 파면 뒤에도 관저에서 지속적으로 당내 대권주자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메시지를 전했다고.

-맞아.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뒤 대외 활동은 자제한 채 관저에 머물렀어. 다만 관저에서 그를 만난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꾸준히 그의 메시지를 전해왔어. 파면 당일에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튿날에는 나경원 의원을 만나 "어려운 시기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어. 윤상현 의원도 윤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직접 밝혔어.

-조기 대선이 공식화된 이후에는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인사들도 잇따라 윤 전 대통령의 '말씀'을 전하며 눈도장을 찍는 모습이야. 앞서 나 의원을 비롯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장관직 사퇴 뒤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고생 많았다"고 격려했다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밝혔어.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윤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그를 만나 "힘껏 노력해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덕담과 함께 "대통령이 되면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시 볼 것은 충성심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어. 이를 두고는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언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조기 대선 국면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 소위 '상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거지.

-윤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전직 대통령들이 퇴임한 뒤 현실 정치와 한 발 떨어져 지낸 것과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특히 헌재의 8대 0 만장일치 판결에도 여전히 자신의 정당성만을 주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와. 그가 서울 한남동 관저를 퇴거하면서 남긴 메시지에도 이런 인식이 드러났다는 평가야. 이 메시지에는 국민들과 지지층에 감사의 뜻만 밝혔을 뿐 의례적인 사과조차 한마디 없었어. 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했어. 이를 두고 일각에선 새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와.

-국민의힘도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정리할지 고민에 빠지게 됐어. 사실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모습을 확인한 만큼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당도 '윤심'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동시에 '캐스팅보트' 중도층 표심을 잡는 것이 대선 승패를 가르는 최대 관건인 만큼, 여당이 어느 시점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대선 출마한 한동훈, 처음 찾은 장소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6·3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고?

-응. 한 전 대표는 10일 국회 본관 분수대 앞 대선 출마 선언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 준비에 나섰어. 출정식 장소로 국회를 택한 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해. 본관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한 전 대표가 선언문을 낭독할 단상으로 걸어오는 동안 그를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 '위드후니' 사이에서는 환호가 이어졌어.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오랜만에 국회에 돌아와서 그런지 한 전 대표 얼굴에서 벅찬 감정이 느껴지기도 하더라고. 한 전 대표가 선언문을 한 줄씩 읽을 때마다 "맞습니다", "한동훈" 등을 크게 외치며 호응했어. 지지자 수백 명과 유튜브, 친한계 인사들이 모두 모여 그 자리는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어. 지지자들은 한 전 대표가 차를 타고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었고, 한 전 대표도 창문을 열어 그에 화답했어.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한 전 대표의 첫 민생 현장은 어땠어?

-한 전 대표는 출마 선언을 끝내자마자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해 현충탑에 참배했어. 이후 처음으로 찾은 현장은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이야. 출마 선언 현장과 마찬가지로 시장 입구에서부터 한 전 대표를 기다리는 지지자들과 유튜버로 북적북적했어. 시장은 실내다 보니 통로가 좁아서 되게 혼잡했어.

-한 전 대표가 상인들과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한 시민이 "한동훈 배신자"라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오히려 더 크게 고성을 질러 그 말이 묻히게 하기도 했어. 상인들과 현장 간담회를 마치고 이동하려는 한 전 대표를 향해 한 시민이 또다시 "배신자"라고 하자 지지자들이 그 사람에게 달려들어 현장이 잠시 아수라장이 됐어. 출마 선언 하루 만에 현장에서 가벼운 해프닝이 생기는 걸 보니, 한 전 대표가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정치인이라는 게 실감 나더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한 러시아 소속 중국인 두 명. 이들은 각각 1991년생과 1998년생으로 자발적으로 참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중국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X)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한 러시아 소속 중국인 두 명. 이들은 각각 1991년생과 1998년생으로 자발적으로 참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중국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X) 갈무리

◆"정부 개입" vs "자발적 가담"…中 '우크라 파병' 진실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 소속으로 참전한 중국인을 생포했다고?

-맞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네츠크 지역에서 중국인 두 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어. 이들은 러시아군 소속으로 싸우고 있었다고 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로 한 명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는데, 그는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전장 상황을 묘사하는 듯한 모습이었어.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인 두 명을 심문한 동영상을 추가로 공개했지. 영상을 살펴보면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중화인민공화국' 여권도 확인할 수 있어. 붙잡힌 포로 두 명은 중국인이 맞고, 각각 1991년생과 1998년생이라고 진술했어. 91년생 중국인은 러시아 측 관계자로부터 포섭돼 지난 2월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해. 98년생 중국인은 러시아 군에 입대한다면 돈을 지급한다는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했지.

우크라이나 당국이 지난 1월 공개한 북한군 포로. 중국인 참전에 중국 정부의 관여가 있었다면 기존에 알려졌던 '북러 밀착'은 '북중러 밀착'으로 확대·분석될 가능성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X) 갈무리
우크라이나 당국이 지난 1월 공개한 북한군 포로. 중국인 참전에 중국 정부의 관여가 있었다면 기존에 알려졌던 '북러 밀착'은 '북중러 밀착'으로 확대·분석될 가능성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X) 갈무리

-중국 정부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라고?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중국 정부는 항상 중국 시민들에게 분쟁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어떤 형태의 무력 충돌에도 관여하지 말고, 특히 어떤 군사작전에도 참여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어. 개인의 자발적 가담까지는 막을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돼. 포로로 붙잡힌 중국인들의 진술 내용을 보더라도 용병에 가까워 보여.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어.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최소 155명의 중국인이 참전 중이라고 주장했지.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들의 여권 등 신상 정보를 비롯해 소속된 러시아 부대까지 파악한 것으로 전해져. 우크라이나 측이 또 다른 중국인 포로를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해. 과연 중국인들의 자발적 지원이었을까, 아니면 중국 정부의 관여가 있었던 걸까.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서다빈 기자, 이동현 인턴 기자, 이하린 인턴 기자

☞<하>편에 이어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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