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사운드에 담은 위로와 응원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싱어송라이터 로이킴. 그에게 사랑이란 "운명적으로 자연적으로 잘 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노력하며 치열하게 지켜내는 것"이다. 사랑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 관계에서 늘 같은 마음이다. 그런 마음이라 위로를 건넬 줄 알고 또 위로를 받을 줄도 안다. 그의 음악도 그런 그를 닮았다.
신곡 '있는 모습 그대로' 발표를 앞둔 로이킴을 3월 31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로이킴 살롱'을 타이틀로 걸고 브리핑을 하는 형태로 인터뷰를 진행한 로이킴은 신곡 콘셉트 포토를 보다가 "팬들이 아저씨라고 놀리는데 이번엔 섹시 꾸러기"라고 말했다. 그런데 막상 섹시와 꾸러기 각각의 포인트를 묻자 멋쩍은 듯 웃으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섹시는 쉽지 않은데(웃음) 솔직한 게 섹시한 거 같아요. 생각할 땐 조심하되 소통하고 감정을 전할 땐 솔직하려고 하거든요. 그리고 또 콘셉트 포토 촬영 때 민소매도 입고 가슴도 좀 파였고.(웃음) 꾸러기 포인트는 제가 애교도 말도 많거든요. 사람들은 제가 세침하고 말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놀라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게 뿜어져 나오지 않을까요?"
없는 걸 억지로 만든 콘셉트가 아니다. 그와 대화를 하다 보면 '섹시 꾸러기'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와 닿는다. 차분하게 말하지만 그 안에 유머를 섞고 진지한 듯 하다가도 개구진 표정을 짓는 로이킴은 장난꾸러기 같은 귀여운 면모도, 성숙한 남자의 섹시한 면도 있었다. 그의 공연을 본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무대 위에서나 아래에서나 그 결이 비슷하다.
"가면 갈수록 무대 위와 아래에서의 모습, 그 간극이 거의 없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더 건강하게 가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팬 분들이 제가 있는 그대로 소통하는 모습을 좋아해 주시거든요. 제가 원래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항상 긴장을 많이 하는데 요즘엔 무대 위에서 더 편안해 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신곡 '있는 모습 그대로'도 그런 마음의 연장선상에 있다. 2023년 단독 콘서트 당시 미발매곡으로 선보였던 이 곡은 "때로는 쓰러지기도 다시 또 일어나기도 이런 날 안아줘 나를 사랑해줘 나 있는 모습 그대로" 등의 가사처럼 완벽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를 통해 응원과 위로를 전한다.
"저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들어 보면 고민과 문제가 되는 건 상대방에게 뭔가를 바라서 생기는 거 같아요. 내가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그런 나를 사랑해줄 수 있다면 상대방도 더 이해할 수 있고, 내가 더 노력하는 자세로 그런 생각들이 상기가 된다면 서로 아껴주고 따뜻함만 머무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쓴 곡이에요."
로이킴은 그 메시지를 록 사운드에 담아 청량하게 전달한다. 섬세하게 쌓아올린 밴드 사운드에 로이킴의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보컬이 어우러져 진정성 있는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발라드를 부를 때 감미로웠던 그의 보컬은 이 곡에서 때론 힘이 넘치고 또 때론 거칠다. 수많은 악기의 소리를 뚫고 나와 짙은 울림을 선사한다.
"전역하기 전 창법과 이후 발라드 창법이 다 달라요. 미세하게 바뀌어왔지만 큰 포인트는 이전까진 목을 중심으로 내는 소리여서 목 건강엔 좋지 않았다면 이후엔 가벼운 고음을 냈어요. 어떤 분들은 지금 창법을 좋아해 주시지만 예전 모습이 그립다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분들 마음을 충족하려고 일부러 긁기도 하고 힘 많이 들어가는 창법으로 불렀어요."
이 곡도 그렇지만 로이킴은 반응을 꽤 꼼꼼하게 살피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많은 분들이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게 좋고 함께 공연장에서 소통하고 서로 위로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다. 그래서 대중이 듣고싶어하는 음악을 하는 게 목표다.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것들도 있지만 그게 잘 맞는 옷이어야지 시도에 목적을 둔 변화는 지양한다.

"물론 제가 진심을 다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마음에 드는 사운드를 찾고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 리스너 분들의 판단을 생각하며 작업해요. 저에게 원하는 건 뭘지, 어떤 부분을 좋아할지 파악하는 게 대중가수에겐 필요할 거 같아서 열심히 반응을 알아봐요.(웃음) 지금까지 꾸준하게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그 생각이 아예 틀리진 않았구나 싶어요."
물론 예상대로만 되진 않는다. 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이고 운도 필요하고 응원도 필요하다는 걸 로이킴도 잘 안다. 그래서 잘됐을 때 감사할 줄도 안다. 전작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에 대해서도 "꾸준하게 사랑받는 곡들이 하니씩 선물 내려주듯이 나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감사하다. 저를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런 마음을 담은 곡도 있다. 지난해 이맘때인 4월 발표한 '봄이 와도'다. 로이킴은 "감사할 수 있는 걸 사소하게 남겨놓는 것에 집중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엄청 새롭고 대단한 것이 아닌, 나쁜 일이 없다면 행복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고 큰 행복에 취하면 행복을 만들어주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까 봐 그 마음을 까먹지 않기 위해 쓴 곡이다.
그렇게 로이킴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과 음악을 건강하게 지켜나가고 있었다. 그의 마음이 깃든 음악들도 전에 그랬듯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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