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측 주주제안도 없어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금호석유화학에서 2021년부터 이어진 '조카의 난'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그동안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경영권을 노려왔던 박철완 전 상무의 우군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공동보유 계약을 해지하고 박 전 상무도 주주제안을 하지 않으면서 경영권 분쟁이 종결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이로써 회사는 경영 안정화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의 우군으로 알려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난달 27일 공동보유 계약을 해지하면서 특별관계가 해소됐다. 이에 따라 박철완 전 상무 측 특별관계자 수는 기존 7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지분 9.51%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주총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직접 주주제안했다가 박찬구 회장에게 완패한 뒤 해임됐다. 이후 2022년에는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주주제안에 이어 지난해에는 행동주의펀드로 알려진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힘을 합쳤다. 차파트너스는 앞서 토비스, 남양유업 등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올려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지분까지 걸었다. 개인 최대주주 의결권을 차파트너스도 갖도록 공동보유 계약을 맺은 것이다. 여기에 주주제안권을 위임해 자사주 100% 소각을 위한 정관변경 등을 요구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역시 주총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세 차례 경영권 공격이 모두 실패로 마무리됐다.
주주제안권은 주주가 직접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을 제안할 수 있는 권리다. 주총일 6주 전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제안해야 한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기업에서는 주주가 주총에서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을 요구할 때 주주제안을 활용한다.

표면적인 명분은 주주가치 제고였지만, 재계에선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분쟁을 일으킨 것이란 해석이 나오며 이른바 '조카의 난'으로 불렸다.
올해는 박 전 상무 측이 별다른 주주제안 없이 차파트너스(지분율 0.03%)와의 공동보유 계약 해지 및 장내매매에 따른 보유주식수 변동을 공시했다.
박 전 상무 측 특수관계인들의 주식 매도도 이어지고 있다. 박 전 상무의 친누나인 박은혜씨는 올해 들어 1000주의 금호석유화학 보통주를 매도했다. 지난해 말에는 박은형, 박은경, 박은혜 씨가 각각 2만3000주, 2만3000주, 1700주를 매도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첫 '조카의 난'에서 패한 이후 세 누나들에게 자신이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지분 중 각각 15만2400주를 증여한 바 있다.
박 전 상무 측의 주식매도 움직임은 경영권 분쟁에서 발을 빼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박찬구 회장(지분 7.46%)의 장녀인 박주형 사장은 최근 들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 자사주 3650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1만8188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의 지분도 0.98%에서 1.15%로 늘었다.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사장이 보유한 지분 7.99%를 포함하면 박 회장 측 지분은 16.6%로 박 전 상무(11.12%) 측에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 경영권 분쟁을 여러 번 일으켰던 박 전 상무라는 존재는 남아있지만 강력한 우군이었던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공동보유 계약을 해지하면서 당장의 리스크는 해소됐다"며 "경영 안정화 측면에서 안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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