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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포스코·두산 경쟁하니 좋죠"…'은행주공' 조합원 표심은?
내달 16일 시공사 선정
"두산 시공 스펙 아쉬워…공사비 고정도 장담 못 해"
"포스코 공사비 인상 해명 못 해 신뢰 안 가"


1987년에 지어진 은행주공은 단지 입구부터 경사가 시작돼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급한 경사가 느껴졌다. 아파트와 상가 외관은 매우 낡은 모습이었다. /황준익 기자
1987년에 지어진 은행주공은 단지 입구부터 경사가 시작돼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급한 경사가 느껴졌다. 아파트와 상가 외관은 매우 낡은 모습이었다. /황준익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수의계약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막판에 포스코이앤씨가 들어와 경쟁하니 조합 분위기가 좋아졌다."(은행주공아파트 조합원 A씨)

지난 20일 찾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에는 재건축 입찰에 참여한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홍보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두 건설사의 홍보 포스터 역시 치열한 수주 경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1987년에 지어진 은행주공은 단지 입구부터 경사가 시작돼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급한 경사가 느껴졌다. 아파트와 상가 외관은 매우 낡은 모습이었다.

은행주공 재건축사업은 은행동 550번지 일원을 재건축하는 것으로 지하 6층~지상 30층, 39개동, 총 319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에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했다. 지난 18일 1차 합동설명회가 열리며 본격적인 수주 경쟁이 시작됐다.

두산건설은 3.3㎡당 635만원의 낮은 공사비와 51개월(입주 2031년 3월)의 공사 기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계약일 이후 물가상승률을 2년간 적용하지 않고 실착공 후 인상도 없다고 약속했다.

지난 20일 찾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에는 재건축 입찰에 참여한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홍보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황준익 기자
지난 20일 찾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에는 재건축 입찰에 참여한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홍보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황준익 기자

포스코이앤씨는 3.3㎡당 공사비 698만4000원, 공사 기간 59개월(입주 2032년 2월)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사 대비 높은 신용등급(A+), 사업비 PF 2400억원 무이자 대여, 특화설계, 1군 브랜드를 강점으로 내걸었다.

단지에서 만난 조합원 B씨는 "두산 제안서에는 마감재 스펙, 특화설계, 슬래브 두께 등 아파트 시공과 관련된 부분이 떨어진다"며 "낮은 공사비와 짧은 공기가 중요하지만 향후 변하지 않을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조합원 C씨는 "시공사의 신용도가 매우 중요한데 공사비가 싸면 제품 원재료가 싸다는 것"이라며 "신용에 따른 이주비 대출 이자율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원 D씨는 "1차 설명회 때 포스코이앤씨에 실망을 많이 했다"며 "조합원들은 분담금이 가장 중요한데 공사비 인상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얼마에 계약할지 알 수 없고 공기가 길어질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떻게 믿냐"고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사 대비 높은 신용등급(A+), 사업비 PF 2400억원 무이자 대여, 특화설계, 1군 브랜드를 강점으로 내걸었다. /황준익 기자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사 대비 높은 신용등급(A+), 사업비 PF 2400억원 무이자 대여, 특화설계, 1군 브랜드를 강점으로 내걸었다. /황준익 기자

은행동 E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현재 분담금이 확실하지 않으니 지난해 가을 이후 아파트 시세가 오르지 않고 있다"며 "시공사가 선정되고 올 3분기 관리처분인가가 나면 많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례삼동선 호재가 있고 주변 빌라도 향후 재개발 이슈가 나올 가능성이 커 이주를 시작하면 빌라값도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사는 다음달 16일 결정된다. 두산건설은 지난 21일 홍보관을 열었고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24일 오픈한다. 애초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은 2018년 12월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지난해 4월 전 조합이 계약을 해지했다. 시공사가 400만원대였던 공사비를 600만원대로 인상해달라고 하면서 조합과 갈등을 빚은 것이 원인이다. 이후 새로 들어온 조합은 지난해 8월, 11월 두 차례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두산건설만 단독 입찰에 유찰됐다. 3차 입찰에서 포스코이앤씨가 들어오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두 건설사는 시공사 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비방도 서슴지 않으며 조합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조합에 '두산건설 입찰자격 박탈 및 입찰보조금 몰취 요청의 건' 공문을 보냈다. 두산건설이 1차 합동설명회에서 이미 제출된 제안서 내용과 다르게 홍보활동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주공 재건축사업은 은행동 550번지 일원을 재건축하는 것으로 지하 6층~지상 30층, 39개동, 총 319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황준익 기자
은행주공 재건축사업은 은행동 550번지 일원을 재건축하는 것으로 지하 6층~지상 30층, 39개동, 총 319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황준익 기자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 제안서에는 아파트 외관이 일반도장이었으나 1차 합동설명회에서는 경관조명을 활용해 홍보하고 문주 디자인도 제안된 디자인과 달랐다"며 "슬래브 두께 역시 210mm로 제안했지만 250mm로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또 "입찰지침에 위반되는 회신 공문을 통해 특정 마감재와 슬래브 두께를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두산건설은 "마감재 관련 내용은 정확한 스펙을 기재해 조합에 두산건설의 마감재 사양을 제출했다"며 "포스코이앤씨는 자꾸 제안서를 왜곡해서 조합원들에게 혼선을 주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조합원 F씨는 "공사비 70만원 차이는 기술력, 브랜드 등을 따지면 큰 차이가 아니다"며 "싸고 좋은 건 없다. 두산의 입찰보증금을 몰수하고 빨리 진행하자는 얘기도 조합원 사이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은행동 G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은행주공 조합원들은 시공사 해지를 한 번 겪으면서 빨리 사업이 진행되길 바란다"며 "경쟁 입찰로 조건들이 좋아졌지만 결국 분담금 싸움이다. 누구를 더 신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사는 다음달 16일 결정된다. 두산건설은 지난 21일 홍보관을 열었고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24일 오픈한다. /황준익 기자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사는 다음달 16일 결정된다. 두산건설은 지난 21일 홍보관을 열었고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24일 오픈한다. /황준익 기자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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